한화건설, 여수 웅천지구 특혜 의혹 책임 회피 “우리는 시공사일 뿐”
한화건설, 여수 웅천지구 특혜 의혹 책임 회피 “우리는 시공사일 뿐”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6.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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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폭등, 도시 공동화 문제‧전세 거래 미미‧조망권 침해 등 주민들 민원제기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주철현 전 여수시장이 여수시 웅천지구 도시계획 개발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밟아 변경”했다는 내용을 개인 SNS에 올리면서 웅천지구 개발 특혜의혹에 불을 지폈다. 계획대로라면 친환경 문화관광 도시가 돼야했던 웅천지구(7층 이하 건물 제한)가 아파트부지로 변경됐고 29층짜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데 대한 뒷거래 의혹이 무성하다.  실제 땅 값을 비롯한 아파트값 급상승으로 관련 사업자들의 수익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여기에는 여수시와 택지개발사 여수블루토피아(유), 시공사 한화건설이 엮여 있다. 

29층 높이의 한화 '여수 웅천 꿈에그린' 조감도
29층 높이의 한화 '여수 웅천 꿈에그린' 조감도(사진=한화건설 제공)

29층 ‘꿈에 그린’이 쏘아 올린 여수시 아파트값 폭등…특위는 진흙탕 싸움만

여수시 웅천택지지구 개발에 대한 실태파악조사특위(웅천특위)가 위원들의 사퇴와 위원 간 비난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시 집행부 수장이었던 주철현 전 여수시장이 “상포 가짜뉴스로 재미를 본 세력들이 또다시 웅천 꿈에그린 층수변경과 관련해 교묘한 말장난을 시작했다”고 개인 SNS 계정에 올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 4일 있었던 제 193회 정례회에서 문갑태 의원의 웅천특위 활동 비난에서 시작됐다. 문 위원은 이날 정례회에서 “웅천택지개발분양수익은 도시개발특별회계로서 소관부서인 환경복지위원회가 예산과 결산을 심사했다”며 “6대 의회에서 이번과 같은 열정으로 웅천택지개발사업을 면밀하게 살폈으면 웅천이 지금의 웅천처럼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문 의원의 비난은 지난달 28일 송하진 의원의 “무능한 여수시의회 웅천특위로는 웅천 특혜의혹을 밝힐 수 없다”면서 사퇴의사를 밝힌 데 대한 응답이었다. 이 싸움 속에 주 전 여수시장이 가세한 것이다.

앞서 송 의원은 '웅천특위 사퇴 결정에 따른 입장문'을 통해 “12차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의 특혜의혹, 택지개발사인 블루토피아 계약 문제 등 수없이 언론에 조명돼 왔으나 무엇 하나 뚜렷이 밝혀낸 것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웅천지구는 29층짜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로 촉발된 주변 아파트값 폭등으로 도시 공동화 문제와 전세 거래 미미,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 주차난 등으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나선 상황이다.

여수시가 친환경 자연생태적 문화,관광 자족도시로 개발하겠다고 세웠던 기존 웅천개발 조감도(사진=이상우 의원 제공)
여수시가 친환경 자연생태적 문화,관광 자족도시로 개발하겠다고 세웠던 기존 웅천개발 조감도(사진=이상우 의원 제공)

 

웅천지구 만족…여수시청 “매우 만족”, 여수시민 “반발”

여수시는 이와 관련해 웅천지구 도시계획 변경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고 있었다. ‘꿈에 그린’이 들어서고 인구가 늘었고 여수시를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1일 여수시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택지용도 변경이 이번만 있던 것은 아니다”라며 “2004년은 3층 단위의 통조림 공장이 세워졌던 산업 용도였고 2009년도에는 2012년 박람회에 대비해 콘도 짓는다고 용도가 바뀌었다”며 필요에 따른 도시계획변경이 특별할 것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인구 규모가 돼야 상권을 형성하고 관광 규모가 커지지 않겠느냐”며 “외관상 디자인, 주변 스카이라인을 맞추기 위해” 29층 아파트가 들어섰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웅천택지지구 개발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지난해 2월 개최된 제183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웅천지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에 관해 이상우 의원은 10분 발언에서 여수 아파트 시세 폭등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당시 그는 “7층짜리 건물을 29층 이하 높이의 건물로 바로 세우는 게 이번 변경의 핵심이었다”며 “여수시는 도시계획 변경이라는 중차대한 사항을 단지 시민위원회에서 위원들의 의견만을 듣고 시민들의 뜻인 양 일사천리로 도시계획변경을 진행”했다며 졸속 행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시 집행부와 사업주가 일심동체가 돼 펜으로 건축 층수를 7층 이하에서 29층 이하로 이 문구 하나 바꾸어서 해운대와 같은 바닷가에 인접한 땅을 개발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하면 여수시민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11일 이상우 의원은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휴양시설이 들어서야 했던 웅천지구를 아파트부지로 용도 변경하면서 땅 가치가 6배 가까이 뛰었다”며 “시와 블루토피아, 한화건설의 짬짜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여수블루토피아(유) 대표와 임직원 2명은 웅천지구 택지 중 공동주택용지 26만603㎡를 1100억여 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부영주택으로부터 150억 원의 비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웅천지구 도시계획 변경 전(왼쪽)과 후 입체도(사진=이상우 의원 제공)
웅천지구 도시계획 변경 전(왼쪽)과 후 입체도(사진=이상우 의원 제공)

 

한화건설 고층 아니면 짓지 않는다?…“어불성설” 일축

여수 웅천지구가 직면한 도시 문제와 관련해 한화건설로 향한 눈초리도 따갑다. 이윤 창출과 수익성만 보장되면 시공을 하냐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철현 전 여수시장의 SNS 내용이 논란의 핵이 되고 있다. 주 전 시장은 SNS에 “땅 주인인 블루토피아가, 분양이 잘 안 되는 웅천 땅을 팔기 위해서는 1군 건설회사가 와야 하는데, 1군 건설회사는 고층 아파트가 아니면 짓지 않는다면서, 소호-웅천간 다리건설 비용을 15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고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12일 한화건설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한화건설이 아니라 주철현 전 시장 페북에서 나온 말 아니냐”며 “저층도 짓고 있다”고 ‘고층 아파트 아니면 짓지 않는다’는 내용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한화건설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택지가 이미 마련된) 일반분양의 경우 시행사가 제안을 해오면 사업성을 판단해 (한화건설 측에서) 계약 여부를 결정 한다”며 “시공비를 받고 공사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시행사나 여수시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매출(별도재무제표 기준)이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117% 증가한 3074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여수 웅천지구 복합개발을 비롯한 광교 복합개발, 인천 서울여성병원 복합개발 등 대형개발사업들의 지속적인 매출이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화건설 측은 언론에서 이 같은 실적 호조에 대해 “주택개발사업 수익이 본격화되고 해외사업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라며 “올해 개발사업 역량 강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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