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세대갈등완화 위한 ‘갈등관리강사’ 양성교육
대한노인회, 세대갈등완화 위한 ‘갈등관리강사’ 양성교육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6.14 13:24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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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지회장, 노인대학장, 경로당 회장 등 60명 3박4일 교육 

신광옥 부회장 “노인 스스로 변화해 존경받는 어른 되자”

신광옥 대한노인회 부회장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광옥 대한노인회 부회장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 인생 처음 받아본 인상적인 교육이었다. 새롭고 유익한 것을 많이 배웠다.”

대한노인회가 세대갈등 해소에 앞장섰다. 6월 13일, 서울 태평로 부영빌딩 3층 강당에서 열린 세대갈등완화 교육 셋째 날. 황긍택 전북 군산시지회장은 이같이 말한 후 “경로당에서 회원끼리 반목하고 갈등할 경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터득하는 기회였다”며 “대화에도 기법이 있고 표정 관리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상대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교육총괄본부는 보건복지부의 후원을 받아 6월 11~14일, 3박4일간 ‘세대갈등완화 프로젝트-갈등관리강사 양성과정’ 교육을 개최했다. 올해 6, 9월 두 차례 실시되는 이번 교육은 노노(老老)·성별·세대 간 갈등 원인을 분석·해소하는 방안을 찾아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전 세대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목적에서 열렸다. 강갑구 노인지원재단 이사장을 비롯 지회장, 노인대학장,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 지회 직원 등 60명이 참여했다. 

첫날 오후 열린 개회식에서 신광옥 대한노인회 부회장은 “공자는 ‘성인이라도 시속에 따라야 한다’는 말을 했다. 세태가 바뀌면 그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국가 질서가 잡히고 가정이 평화롭고 사회가 잘 돌아간다. 말로는 안 되며 행동해야 한다. 노인 스스로 변화해 존경 받는 어른다운 노인으로서 사회를 이끌어가자는 게 교육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교육교재 ‘조화로운 갈등’을 통해 “우리 삶의 주변에는 언제나 갈등이 존재하며 그 갈등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규모의 갈등은 왜곡된 의사소통의 구조를 바로 잡아 더 큰 갈등을 예방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조직 내 문제점을 찾아내는 유익한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의 기획부터 진행까지 총괄 담당한 이병순 우정연수원장은 “우리 사회는 노인과 청·장년 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교육제도나 환경이 충분하지 않지만 정부·사회에 의지하지 말고 노인이 앞장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대한노인회가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1일, 서울 태평로 부영빌딩에서 ‘세대갈등완화 프로젝트-갈등관리강사 양성과정’ 개회식이 열렸다. 이번 교육은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 강연과 분임토의로 진행됐다.
6월 11일, 서울 태평로 부영빌딩에서 ‘세대갈등완화 프로젝트-갈등관리강사 양성과정’ 개회식이 열렸다. 이번 교육은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 강연과 분임토의로 진행됐다.
대한노인회는 6월 11~14일, 3박4일간 서울 태평로 부영빌딩에서 노노·성별·세대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세대갈등완화-갈등관리강사 양성과정’을 개최했다. 첫째 날, 교육에 참여한 지회장, 노인대학장, 경로당 회장들이 4개 조로 나뉘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6월 11~14일, 3박4일간 서울 태평로 부영빌딩에서 노노·성별·세대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세대갈등완화-갈등관리강사 양성과정’을 개최했다. 첫째 날, 교육에 참여한 지회장, 노인대학장, 경로당 회장들이 4개 조로 나뉘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번 교육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총동원됐다. ‘의사소통기술’(김효정 나사렛대 겸임교수), ‘청소년의 이해’(배미희 경기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장), ‘한국형에니어그램을 통한 나와 너의 이해’(윤운성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장) 등 제목에서 보듯 다양한 각도에서 갈등의 원인과 구조를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김미라 한국갈등관리연구소 소장은 ‘갈등관리의 이해’ 제하의 강연에서 “사실 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주장할 때, 금전적 이익이나 손실이 생겼을 때, 제도·관습 등에 의해 개인이 피해를 입은 경우, 오해·불신·편견에 의해, 신념·종교·문화 등 가치관의 차이에 의해 갈등이 생긴다”고 원인을 분석한 후 “갈등을 해소하려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하며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등 해소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요령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성우 한국갈등관리연구소 부소장은 ‘설득의 심리’ 제하의 강연에서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상대가 설득되지 않는다. 설득에 성공하기 위해선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숙 백석대 교수는 ‘아모르파티’(나를 사랑하라) 제하의 강연에서 “스스로 건강·일·물질·정서에 대해 준비가 돼 자식과 국가에 부담을 주지 말고, 주변사람들을 용서·화해·배려하고, 나누며 봉사하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곧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강갑구 노인지원재단 이사장은 “경로당에서도 나이가 많다고 젊은 회원을 하대하고 심부름 시키는 광경을 보면서 진즉에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노인은 대접 받을 행동을 해야 하고 젊은이는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점출 경북 상주시지회 노인대학장은 “서양은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고 동양은 중재자의 개입으로 갈등이 재연되는 경향이 있다고 동·서양의 갈등 해결 양상을 소개한 강연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며 “사람의 유형을 중재자·개혁가·조력가 등 9가지로 나눈 ‘한국형에니어그램’을 통해 제 성격을 처음 알게 된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교육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4개조로 나뉘어 분임토의에 들어갔다. 발표 성적에 따라 최우수(1), 우수(2), 장려(2) 등 시상이 있었다.

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은 갈등관리강사 수료증을 받았다. 이들은 경로당, 노인대학, 복지관 등에서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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