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업사이드’ 전신마비 백인 부자와 빈털터리 흑인의 우정
영화 ‘업사이드’ 전신마비 백인 부자와 빈털터리 흑인의 우정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6.14 14:14
  • 호수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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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흥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 리메이크한 작품

미국식 코미디로 원작과는 다른 재미… 브라이언 크랜스톤 연기 압권 

국내에서 2012년 개봉해 큰 화제를 모은 프랑스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빈털터리 흑인과 장애를 안고 있는 부자 백인이 편견없이 서로를 대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다.
국내에서 2012년 개봉해 큰 화제를 모은 프랑스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빈털터리 흑인과 장애를 안고 있는 부자 백인이 편견없이 서로를 대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2012년 국내에서 개봉해 170만명의 관객을 깜짝 동원하며  프랑스 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언터처블 1%의 우정’ 속 두 주인공이 그렇다. 돈은 많지만 사고로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백인 부자 ‘필립’과 사지는 멀쩡하지만 가진 것 없는 흑인 ‘드리스’의 계층과 피부색을 뛰어넘는 우정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 매력적인 이야기를 놓칠리 없는 할리우드가 리메이크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6월 13일 공개됐다. 영화 ‘업사이드’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기존 프랑스식 유머를 미국식 유머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기업 컨설턴트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 분)은 몇 해 전 패러글라이딩 도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는다.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어서 휠체어에 의존하고 24시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휠체어에서 내리고 밥을 먹고 씻고 용변을 보는 것 등 일상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타인의 힘이 필요하다.

반면,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델’(케빈 하트 분)은 범죄로 감옥을 드나들고 안정된 직장도 없는 변변찮은 빈털터리다. 아내와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헤매지만 전과자에 별다른 능력도 없는 그를 채용하는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필립은 새로운 생활 보조원을 뽑기 위해 비서 ‘이본’(니콜 키드먼 분)과 함께 후보자들의 면접을 실시하고, 델은 구직 활동 확인을 받을 마음으로 면접에 참석한다. 필립은 다소 막무가내지만 자신을 편견 없이 대하는 델에게 호기심 느끼고 이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생활 보조원으로 그를 채용한다. 

하지만 닮은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두 남자의 동거는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누군가를 도와본 적이 없는 델이 벌이는 소동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립은 가식 없이 자신을 대하는 델로 인해서 사고 이후 처음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아닌, 그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은 원작과 비교해 감상하는 것도 좋다. 배경이 뉴욕으로 바뀌면서 필립의 집이 저택에서 펜트하우스로 바뀌게 됐다. 또한 교수였던 필립이 자수성가한 기업 컨설턴트로, 여러 명의 형제가 있는 가정의 맏이였던 델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 바뀌게 되면서 계층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했다. 또 델이 필립의 책을 훔치는 에피소드, 필립의 비서 ‘이본’ 등 원작과 다른 내용을 추가해 차별화를 꾀한다. 

그러면서도 원작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대로 계승했다. ‘언터처블’은 장애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전혀 생활환경이 다른 두 사람의 진정한 우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 마찬가지로 ‘업사이드’ 역시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웃긴 두 남자의 동행을 진한 인간애로 표현해냈다. 관객들은 같은 상황을 대하는 두 사람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이중 필립과 델이 핫도그를 시키는 장면을 통해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되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호흡이 인상적이다. 미국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통해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4차례나 수상하며 연기의 신이란 별명을 가진 브라이언 크랜스톤은 ‘필립’ 역을  맡아 원작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전신마비를 겪은 환자를 밀착 관찰하며 특징을 파악한 그는 표정 연기 하나만으로 무기력한 식물처럼 살아가다가 델과의 동거로 생기를 되찾는 필립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기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미디 배우이면서 할리우드판 ‘극한직업’에도 캐스팅 된 케빈 하트 역시 남다른 미국식 흑인 코미디를 선보이며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또 매일 촬영장에 나오는 뉴저지 케슬러 재활원, 필라델피아 매기 재활병원의 여러 자문위원들에게 올바른 용어 사용부터 전신 마비 환자를 제대로 옮기는 방법까지 다양한 지도를 받으며 케빈 하트는 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캐릭터 표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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