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조증의 증상과 치료, 입안이 마르면 잇몸 염증 생기고 구취 심해져
구강건조증의 증상과 치료, 입안이 마르면 잇몸 염증 생기고 구취 심해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6.14 14:19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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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침 분비 감소시키는 약물도 원인… 의사와 상담 통해, 복용 약 바꿔야

에탄올 성분 가글액 사용 않는 게 좋아… 물을 충분히 자주 마시도록

성동구에 사는 김 씨(60)는 평소 자주 입안이 마르고 혀가 갈라지는 증상을 느꼈다. 최근 불면증이 심해 약을 복용하고 있는 김 씨는 약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넘어갔다. 그러다 혀에 백태가 생기고, 입술과 입안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증상의 빈도가 잦아지면서 물을 자주 마시는데도 입안에 텁텁한 느낌이 가시지 않고 식욕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자고 일어나면 입이 바싹바싹 말라 30분 정도는 통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통증이 시작되면서 김 씨는 병원을 찾았고, ‘구강건조증’ 진단을 받았다. 

구강건조증은 ‘입안마름증’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우리나라 65세 인구의 3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장년층보다는 노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기보다는 복용하는 약물이나 만성질환 때문에 노년층 환자가 많은 것으로 고려된다. 

보통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1~1.5L의 침이 분비되는데 이보다 침이 적게 나오면 입안이 마른다고 느끼게 된다. 보통 타액 분비량의 50% 정도 이하로 감소될 때까지는 큰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일상이 불편할 정도로 입안이 마른 느낌이 든다면 이미 타액 분비량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구강건조증의 원인과 증상

구강건조증은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생리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이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평가 및 치료가 필요하다.  

구강건조증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약물 복용이다. 약물 중에서도 알레르기 치료에 주로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와 우울증, 불면증 등에 주로 사용되는 정신신경계 작용 약물 등 약 5000여 종 이상의 약물이 침 분비를 감소시키고, 구강건조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침샘이 마르게 함으로써 구강 건조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당뇨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전신질환이 있거나 얼굴 및 목 부위의 암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라면, 타액선 기능이 저하돼 침 분비가 감소되면서 구강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타액이 감소되면 구강 점막이 미세한 외상에 잘 노출되면서 재발성 아프타성 구강궤양이나 외상성 구강궤양 발생의 원인이 된다. 구강궤양이 지속되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입안의 불편한 느낌이 지속돼 일상이 불편해진다.  그림=대한의학회
타액이 감소되면 구강 점막이 미세한 외상에 잘 노출되면서 재발성 아프타성 구강궤양이나 외상성 구강궤양 발생의 원인이 된다. 구강궤양이 지속되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입안의 불편한 느낌이 지속돼 일상이 불편해진다. 그림=대한치의학회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입안이 건조해지면서 끈적거리는 느낌이 든다. 침 분비 양이 적고, 거품이 많아지며, 혀의 백태가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구강 점막이 위축되면서 얇고 매끈매끈하게 보이며, 혀에 주름이 생겨 갈라져 보이기도 한다. 입술이 마르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입안에 곰팡이 감염이 자주 생기며, 심한 경우에는 입안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음식물을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워지고, 말하는 데 불편함이 생기기도 한다. 또 소화가 잘 안 되고 더부룩할 수 있으며,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입안이 아픈 증상도 나타난다.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구강내과 강수경 교수는 “구강건조증을 방치할 경우 잇몸의 염증이나 치주질환 등이 쉽게 생기고 입안에서 구취가 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미각에 영향을 주면서 식사에 문제가 생기고, 영양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강건조증의 치료

구강건조증 치료 전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어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약물 때문에 구강건조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상담을 통해 약을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구강건조증의 정도와 진단을 위해서는 구강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치주염이나 충치, 구강 점막, 혀 상태 등을 확인하고, 타액 분비량 측정을 통해 구강 건조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검사 시 타액 분비율이 현저히 적다면 타액선의 기능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스캔 검사나 조영술과 같은 정밀 촬영을 하기도 한다.

구강건조증을 치료할 때 주로 사용되는 것은 인공타액으로 타액선의 분비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인공타액에는 점성을 증가시키는 물질과 소르비톨이나 자일리톨 같은 감미제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구강건조증이 충치나 치주염, 구강궤양이나 곰팡이 감염 등의 질환을 부르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강수경 교수는 “혀와 입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 음식물이 잘 섞이도록 하고, 구강 점막과 치아를 보호하기 때문에 구강건조증이 발생했을 때 충치 발생 등 치아 건강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구강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 지난 6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구강 건강을 위한 지침을 통해 “구강건조증 환자나 노약자는 에탄올 성분이 들어간 가글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에탄올 성분이 입안 마름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입이 건조할 때마다 ‘물 씹어 먹기’를 해주면 좋다. ‘물 씹어 먹기’는 한 모금의 물을 머금고 30회 정도 치아와 살살 부딪친 후 어느 정도 침이 분비되었을 때 삼키는 것을 말한다. 입안에 수분이 공급되고, 분비된 침이 소화를 돕게 되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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