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성추행 늦장 감사에 은폐시도 의혹까지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성추행 늦장 감사에 은폐시도 의혹까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6.14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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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낙농농협 개선 의지보다는 제보자 색출에만 혈안…조합감사위원회 감사 '있으나마나'
사진=농협중앙회 채용 광고 캡처
사진=농협중앙회 채용 광고 캡처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전남낙농업협동조합(전남낙협) 간부의 부하 직원 성추행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의 늦장 감사가 도마에 올랐다. 감사 결과 발표가 1년여 미뤄지면서 전남 낙협이 제보자 색출에 나섰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전남낙협 간부 K모 팀장은 소속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벌여 농협중앙회가 나서 감사를 벌였지만 정작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전남낙협 본점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던 K씨는 2017년 8월과 11월께 직원들이 함께 있는 자리와 차량에서 부하 남성 직원 성기를 잡는 등 불쾌감과 성적 모욕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7년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성 직원에게 “00고 왔냐?”, “일주일에 00이나 하냐”라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직원들에게도 모욕감과 수치심을 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1월 S조합장은 K씨의 해임결의안을 전남낙협 이사회에 회부했고 K씨를 보직 해임하고 대기발령 시켰을 뿐, 이렇다 할 징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결국 중앙회의 감사 결과발표가 1년가까이 늦어지면서 징계처분 자체도 흐지부지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K씨는 지난 3.13동시조합장 선거에서 J씨를 도와 조합장에 당선시켰고, 그 공로로 낙협 전무직에 이르는 나주 모 유업 회사에 파견돼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감사 왜 늦어 졌나…중앙회 “개인정보보호로 말할 수 없어”

이번 전남낙협 감사는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에서 맡았고 바로 어제(13일) 결과가 나왔다. [백세시대] 확인 결과 K씨에 대한 감사 결과는 농협중앙회 서울 본사로 올려 보내졌고 서울 본사에서 징계 안을 심의하게 된다.

여기서 나온 징계 안이 전남 낙협으로 통보된다. 그러나 징계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전남낙협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전남낙협에서 이 결과를 거부하면 다시 서울 본사는 징계 안을 재고하고 전남낙협으로 내려 보내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14일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감사가 늦어진 것은 성추행 여부를 정확하게 판가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감사 과정은 개인정보보호로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전남지역본부에서 감사를 맡았던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를 들면서 어떤 질문도 회피했고, 감사 결과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정보 비공개”라는 이유를 들며 답변하지 않았다.

중앙회 감사결과가 늦어지면서 K씨에 대한 징계 처분은 무기한 미뤄지고 있다. 가해자 혹은 피해자라고 지목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과 제보자가 사내에서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남낙협은 사내 성추행 문제를 개선하기보다는 제보자 색출에 혈안이 됐다는 보도도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14일 전남낙협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들은 퇴사자 없이 전부 근무하고 있다”며 “제보자 색출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지역 농협에서 벌어지는 간부들의 비윤리적 행위는 조합장에 권력이 집중된 농협 특유의 구조체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농협에서 벌어지는 간부들의 비윤리적 행위는 조합장에 권력이 집중된 농협 특유의 구조체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협 성인지감수성 미달…비리 폭로 농협 감사 해임되기도

농협 간부들의 그릇된 권위의식과 도덕적 해이는 처음이 아니다. 실제로 지역 농협에서 벌어지는 간부들의 비윤리적 행위, 그리고 부당한 노동실태는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조합장에 권력이 집중된 농협 특유의 구조체계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양용창 제주시농협 조합장이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입점업체 관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 선고가 내려져 논란이 됐었다. 이에 대해 제주도 내 여성단체들이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무죄' 판결한 재판부는 유죄"라며 재판부를 비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전남 함평농협 임직원들이 2017년 베트남 연수 중 집단 성매매 의혹이 불거지면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여성단체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조합 자산 3억1200만원을 배당금으로 부당하게 지급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다 해임된 박아무개 감사가 농협중앙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농협중앙회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감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 그리고 성범죄에 대한 성인지감수성 함양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사회 모순을 꼬집었던 ‘미투’ 목소리가 농협중앙회에서는 나오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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