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환경호르몬 검출 ‘종이 순번 대기표’사용 여전
일부 은행, 환경호르몬 검출 ‘종이 순번 대기표’사용 여전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6.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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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페놀A, 적은 양의 체내 유입으로도 암·성조숙증·기형아 출산 등 유발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일부은행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종이 순번 대기표’를 2016년 국회 문제제기 이후에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이영수증 줄이기’ 등 발 빠른 정책 변경으로 연간 500억 이상의 비용절감이 예상되는데 비해 고객 안전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3일부터 카카오페이를 통한 전자영수증 발행 기능을 선보였다. KB국민카드는 다음 달부터 5만원 이하 카드결제 시 고객용 영수증 발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16일 밝혔고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등도 전자영수증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매년 부담해 오던 약 513억원의 종이 영수증 발급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종이 영수증 발급 급감소로 카드사는 활짝 웃지만 은행권의 환경호르몬 종이 순번대기표로 소비자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은행에선 여전히 ‘비스페놀A 순번 대기표’가 사용되고 있는 것.

비스페놀A는 종이 순번 대기표나 영수증 등 표면에 색을 내는 화학 물질로서 접촉만으로도 체내 유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물질은 적은 양의 체내 유입으로도 암·성조숙증·기형아 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논란이 됐었다. 2016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순번대기표로 문제제기 된 바 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우체국(1만 4251㎍), 농협(1만 3497㎍), 하나은행(1만 3991㎍)에서 다량의 비스페놀A가 검출됐었고 신한은행에서는 비스페놀S가 1만 6025㎍ 검출됐다.

유럽연합은 2016년 당시 비스페놀A의 하루 섭취 한계량을 체중 1㎏당 50㎍에서 4㎍으로 낮추기로 하고 법 개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2015년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했으며 까르푸의 경우 비스페놀계 물질이 없는 영수증을 사용하고 있다.

국회 문제제기 이후 국내에서도 일부 대형마트나 주민센터에서는 비스페놀A가 들어있지 않은 순번 대기표나 영수증 등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7일 A은행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친환경 용지를 사용 중이며, 비스페놀A 1회 접촉량 0.92로 성인 1일 허용 기준치 3000 감안 시 유해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전면 비스페놀 FREE 용지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등 생활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소비자 공포와 민감도를 비춰봤을 때 일부은행의 현재 대응과 B카드사의 종이영수증 줄이기 정책 변경의 속도 차이는 이질감이 보인다. 친환경용지 사용과 관계없이 비스페놀A의 유해성과 구체적인 전면 교체 시기는 고객의 안전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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