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비중 최고 80%…'땅짚고 헤엄치기'
풍산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비중 최고 80%…'땅짚고 헤엄치기'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6.19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수일가 40.05% 지분 소유, 그룹 전체 지배…공정위 제재 예고
풍산홀딩스는 2008년 지주사 전환 이후 내부거래 비중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4년 들어 80.09%를 기록했다.
풍산홀딩스는 2008년 지주사 전환 이후 내부거래 비중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4년 들어 80.09%를 기록했다.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규제 사각지대로 지적돼오던 중견그룹 풍산그룹이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생겼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산 5조~2조원 규모 중견그룹에도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힌 탓이다.

풍산홀딩스는 2008년 지주사 전환 이후 내부거래 비중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4년 들어 최고조를(80.09%)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61% 내부거래 비중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현행법이 인정하는 내부거래 비율(30%)에 한참 못 미친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풍산그룹은 류진 회장 일가가 지주사인 풍산홀딩스를 지배하고 또다시 자회사를 지배하는 전형적인 ‘총수회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풍산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풍산(37.74%)을 비롯한 풍산특수금속(95%), 풍산네오티스(50%), 풍산메탈서비스(100%), 풍산화동양행(75%) 등 총 8개(손자회사 포함) 등이 자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풍산은 풍산그룹의 주력 회사로 군용탄약을 만드는 세계적인 방산업체이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진 회장은 풍산홀딩스 32.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류 회장 부인 노혜경(미국명 헬렌 노)씨와 아들 류성곤(로이스 류)씨, 장녀 류성왜씨가 각각 3.36%, 1.98%, 1.98%를 소유해 특수 관계인 지분을 합한 40.05%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모양새다.

특수 관계자로부터 올린 풍산홀딩스의 영업수익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간 77.4%에 이르렀었다. 2010년에는 매출액 1414만8600만원 중 특수 관계자 매출이 622억5300만원으로 44%에 불과했다. 2011년에 74.87%, 2012년에 86.24%, 2013년에 86.29%로 상승하더니 2014년에는 89.47%를 기록했다. 2015년에도 78%의 비중을 차지하다가 2016년 1121억5000만원 중 929억5000만원을 특수 관계자로부터 매출을 올려 82.88%의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류진 회장 일가는 수직화 된 지배구조를 통해 계열사들로부터 일감을 받고 배당액을 늘리고 있다. 풍산홀딩스는 2016년 1400원, 2017년 1800원에 이어 지난해 1700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현금배당성향이 2.9%에서 4.5%로 증가했다.

풍산그룹은 지난 2015년에도 풍산홀딩스와 풍산의 배당액이 각각 주당 1200원, 600원으로 결정돼 류진 총수일가의 배당액이 33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증가해 주목된 적 있다.

풍산그룹은 일감몰아주기 비중이 높은 중견기업으로 여러 번 지목됐지만 한 번도 규제를 받은 적은 없다. 공정거래법 23조의 2(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만 한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김상조 위원장이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선언했지만 [백세시대] 확인 결과 풍산에 대한 내부거래 규제는 아예 시작되지도 않은 것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풍산홀딩스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풍산그룹 주력회사인 ㈜풍산이 방위산업을 하고 있는 만큼 영업비밀이나 국가보안상의 문제로 그 매출이 지주사인 풍산홀딩스 매출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부업체 등과의 협력이나 신사업 개척 등을 통한 전체 파이 키우기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