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속담·성어 [7]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
아하! 속담·성어 [7]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9.06.21 15:02
  • 호수 6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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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오해받을 행동 하지 말라는 뜻

오얏나무는 자두나무를 말한다.
오얏나무는 자두나무를 말한다.

국회의원 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표심을 노린 여야의 정책홍보전이 치열해지는데, 이럴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격언이 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다.  오얏나무는 자두나무를 말한다.

여름철 대표적인 과일인 자두는 빨간 색감이 식욕을 돋우고 과즙 또한 풍부하고 달콤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맛보는 자두는 대부분 1920년대에 들어온 서양 자두나무다.

 중국 양쯔강 유역이 원산지인 재래종은 높이가 10m까지 자라고 열매도 방울토마토 보다 조금 큰 크기였다. 맛 또한 신맛이 강해 단맛에 길들여진 요즘 사람들 입맛에는 맞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 대표적인 자두 산지로 경북 김천과 의성이 꼽힐 정도지만 옛날에는 마을마다 감나무처럼 흔했다고 한다. 

자두가 탐스럽게 익어갈 때 길을 걷던 선비가 자두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는 것을 상상해보자. 선비는 정말로 갓을 바로 고쳐 쓰기 위한 행동이었더라도 잘 익은 자두나무 아래였기에 다른 이들에겐 몰래 자두를 따는 행동으로 오해받을만하다.

이런 연유로 인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나왔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때와 장소를 가려 행동하라는 가르침이다. 

오얏나무는 한자로 이(李)이며 대표적인 성씨인 이(李)씨를 뜻한다. 현재 전주 이씨 종친회에서 상징 문양으로 자두꽃을 사용하고 있다. 이씨가 세운 조선때 한양에 자두나무가 많았다고 전해지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자두나무를 장려 하는 정책을 펼치거나 공식적인 상징물로 사용했다는 기록은 없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을 의식한 것인지는 알수는 없다. 

아무튼 창덕궁 인정전 용마루에 자두꽃 문양이 박혀있고 대한제국때 지어진 덕수궁 석조전에 자두꽃이 새겨져 있으며 자두꽃을 사용한 구한말 우표도 있다는 정도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의 한자성어는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은 고대 중국의 민요형식의 시 모음집인 ‘악부시(樂府詩)’ 군자행(君子行)에서 나왔다. 군자가 행하여야할 도리에 대해 읊은 구절 중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 나온다.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말라는 말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는 행동처럼 오이밭에서 신발을 바로 신기위해 허리를 굽혀도 오이를 따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7월로 접어들면 잘 익은 자두들이 시중에 선보이게 된다. 자두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혈액순환과 노화방지, 항암에도 좋은 과일이다. 이처럼 영양이 풍부한 자두를 먹으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린다면 마음도 건강하게 살찌우는 좋은 양식이 될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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