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母性)
어미는 진흙탕에 발 담그고서라도
배불리 먹이고 입힐 테니
아무 걱정 말아라
어머니를 한자로 쓰면 어미 모(母)다. 母라는 글자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으로 계집 녀(女)에 유방을 상징하는 기호를 그려 넣어 만든 글자다. 이 글자야말로 어머니를 가장 잘 형상화한 글자가 아닌가 싶다.
연밥이 또록또록 여물고 있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다는 저 표정과 말간 얼굴들을 보니 자식 많은 가난한 집의 어머니가 온갖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떠오른다. 진흙탕에 살아도 자식만은 걱정 없이 잘 먹이고 입히며 공부시키고 싶은 마음은 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자신은 몸이 부서져도 자식들만은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바로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지극한 어머니의 마음, 바로 모성(母性)이다. 어찌 저 연과(蓮顆) 뿐이겠는가. 천 년 동안이나 흙속에 묻혀 있어도 썩지 않고 있다가 싹을 틔우는 놀라운 생명이 저장되어 있는 연꽃, 그런 힘으로 자식을 먹이고 입히는 마음이 바로 모성이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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