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 롯데 후원으로 어르신 120여명 3박 4일 제주문화탐방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 롯데 후원으로 어르신 120여명 3박 4일 제주문화탐방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6.21 15:41
  • 호수 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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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구경 잘해…생일상까지 받아 여한 없어”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 롯데 후원으로 2년째 실시

역사·문화공간 둘러봐…생일 맞은 이들에 경로위로연 베풀어

“40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여행은 꿈도 못 꿨는데 여왕 같은 대접을 받으며 제주 곳곳을 구경해 너무 기쁘다.”

6월 11~14일, 3박4일 간의 제주여행에 참가한 한 홀몸 어르신의 말이다.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는 롯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을 받아 전국 홀몸어르신 120여명을 모시고 제주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2019년 어르신 문화활동 지원을 위한 국내 탐방 역량강화’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전국 시·도 노인자원봉사센터 및 독거노인센터에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70~80대의 어르신들이다. 

우보환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기업(롯데)의 후원을 받아 제주에서 두 번째 실시하고 있다”며 “남편 또는 부인과 사별한 지 10년 이상 된 저소득층 어르신 가운데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드렸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제주 4·3평화공원,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제주의 역사와 문화예술 공간 ▷상효원·서커스월드·서귀포칠십리유람선·오설록녹차밭 등 식물원과 관광지 ▷제주연합회, 노인복지시설기관 등 방문으로 알찬 일정을 보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주최 측이 마련한 경로위로연이었다. 행사 기간 중 생일을 맞이한 6명의 어르신들을 무대 위로 모신 후 준비한 기념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이어 제주도혼소리예술단(단장 양정애)이 제주 해녀소리와 서우제 소리를 들려주었고 김우신 제주대 음대 교수가 플루트를 연주해주었다. 

72세 생일을 맞은 한 어르신은 “혼자가 되고나서는 미역국조차 끓여줄 가족이 없어 오랫동안 생일을 잊고 지냈다가 올해는 뜻하지 않은 여행에 생일상까지 받으니 여한이 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재밌는 사실은 제주에서 평생 살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섬 구경을 제대로 못해본 어르신도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 독거노인지원센터 소속의 양양님 어르신은 “30대 초반에 딸 둘을 낳고 바로 남편을 떠나보내고 혼자 산지 40년이 넘었다. 마을과 집만 알고 살다가 난생처음 섬을 돌아보니 제주가 참 아름다운 섬이란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1백명 이상 어르신들의 단체여행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한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쳐야 해 주최 측은 사전답사는 물론 진행에 만전을 기해야 했다. 

우보환 본부장은 “어르신들에게 추억에 남을 여행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전국에 계신 어르신들이 김포·김해·대구·광주·청주 등 5개 공항을 통해 제주공항으로 바로 오시도록 조치했고 귀경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여행 기간 중 어르신들의 손발이 돼 ‘안전 도우미’ 역할을 한 지회 직원들의 희생도 행사에 대한 어르신들의 만족감을 높여주었다.  

신해숙 청주시 흥덕청원구지회 총무부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 지회 추천을 받아 참여한 어르신과 동행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는 충남의 경로당 여성회장이 관광버스를 타고 내릴 때 항상 손을 잡아드렸다”고 말했다.

참여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예상 외로 높자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는 이 행사를 일 년에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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