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 “북 치면 덜 늙는 것 같아 좋아요”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 “북 치면 덜 늙는 것 같아 좋아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6.28 15:34
  • 호수 6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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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어르신 10명 한 달에 2회 이상 공연 

승용차에 북 싣고 다녀…새 의상 지원 필요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소속의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 한 달에 2회 이상 무대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소속의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 한 달에 2회 이상 무대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둥둥 딱, 둥둥 딱딱”

큰북을 두드리고 드럼스틱을 서로 부딪쳐 소리 내는 동작이 경쾌하고 힘차다. 젊은이 못지않게 리듬이 빠르고 강렬하다. 연주가 절정에 오르자 어르신들의 동작도 빨라지고 관객들이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지난 6월 8일, 남대천 강릉단오제 행사에서 있은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 공연 장면이다.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 강릉시지회(지회장 심재빈) 소속의 봉사단으로 ‘하슬라’는 고구려때 불린 강릉의 옛 지명이다. 

이날 공연을 마친 황여구 단장(72·강릉시 옥천동)은 “힘이 많이 소진되는 악기라 평소 신체운동도 꾸준히 한다. 신나게 북을 두드리다보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때도 있다. 관객들이 노인들이라고 큰 기대 없이 보다가 나중에는 박수를 크게 쳐주고 ‘잘한다’고 격려도 해주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릉시지회는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의 제안을 받고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을 만들었다. 행복나눔봉사단이란 기존의 노인자원봉사클럽보다 진화된 팀으로서 전문적인 기능과 지식으로 봉사를 하는 모임이다. 전국에서 공연 봉사를 하는 200여개 클럽 중 악기, 노래, 춤은 많지만 난타는 5개 클럽뿐이다.

하슬라난타 행복나눔봉사단은 2017년 3월에 창립됐다. 당시 강릉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난타를 배우거나 공연하던 남녀 어르신 10명으로 구성됐다. 70~80대의 단원들은 모두 경로당 회원들로 남자들은 사업가, 공무원 출신이다.

봉사단을 이끄는 황여구 단장은 “금요일마다 복지관에서 2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이날 연습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단원들이 열정이 대단하고 봉사에 대한 성취감도 높다”고 말했다.

난타를 익히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순서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한다. 봉사단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이부강(76·강릉시 입암동)총무는 “TV를 통해 송승환의 난타를 보면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마침 복지관에 프로그램이 있는 걸 알고 7년 전에 시작했다”며 “8분간 쉼 없이 북을 두드리는 연주라 순서를 암기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노인복지관은 물론 집에서도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한다. 이 총무는 “북소리가 커 민폐를 끼칠 수 있어 방바닥에 담요를 깔고 박스 안에 책을 넣어(무게감을 주기 위해) 소고채로 두드린다”며 웃었다.

이들은 한달에 2회 이상 무대에 오른다. 노인 관련 행사는 물론이고 강릉 여름축제를 보러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도 하며 실버경연대회에 초대 받기도 한다. 경로당, 요양원도 방문한다.

황여구 단장은 “외부와 차단된 공간(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우리를 무척 반갑게 맞이한다. 우리의 연주를 듣고 기분전환을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도 기분 좋고 한편으로는 평소 건강관리에 더 힘써야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공연 때마다 신경 쓰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악기 운반이 쉽지 않다. 북을 받쳐주는 받침대가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처음에는 1톤 트럭을 빌려 한꺼번에 악기와 소품을 실어 날랐지만 요즘은 남자회원들의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 무대의상도 그렇다. 현 의상은 노인회가 오래 전 지원해준 것으로 당장 새로운 의상이 절실하다.  

그렇지만 단원들은 난타를 시작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삶의 의욕도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이부강 총무는 “난타를 하면 몸이 첫째 건강해진다. 팔에 힘이 붙고 어깨도 잘 돌아간다. 신이 나고 용기도 생기고 머리를 쓰게 되니까 기억력도 좋아지고 덜 늙는 것 같다”며 웃었다.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은 “하슬라난타 봉사단은 자비를 들여 봉사를 해 지회의 자랑인 동시에 대한노인회의 슬로건인 ‘어른다운 노인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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