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5년 만에 재연된 양파‧마늘 파동…농산물 생산‧유통 효율화 대책 세워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5년 만에 재연된 양파‧마늘 파동…농산물 생산‧유통 효율화 대책 세워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7.05 14:49
  • 호수 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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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출하되고 있는 양파와 마늘의 과잉 생산으로 가격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하순부터 본격 수확된 2019년산 양파와 마늘 생산량은 각각 128만t과 37만t으로 평년대비 13%, 20% 높은 수준으로 전망된다. 

양파의 경우 재배면적은 평년과 비슷한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늘었다. 올해 초 날씨가 따뜻해 평년기온을 웃돌고, 강수량 등이 양파 생육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7월 1일 양파 20㎏ 도매가격은 8800원으로 지난해 1만6387원에 비해 42% 떨어졌다. 

마늘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16.7% 급증했다. 깐마늘 20㎏ 가격은 9만833원으로 지난해 대비 24.3% 떨어졌다. 

농산물은 소비 진폭이 작아 생산량이 많으면 값이 내려가게 된다. 농민들은 한해 농사를 잘 지었는데도 가격 폭락에 울상을 짓게 되는 구조다. 일부 농가들은 수확을 해봤자 품삯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애써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고 있다. 

올해 양파‧마늘 파동은 생산량 과잉과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값이 폭락했던 2014년과 흡사하다. 그러나 양파의 경우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크게 줄었음에도 기상 호조로 인한 풍작이라는 점에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시름에 잠긴 농민들을 돕기 위해 ‘농가 살리기’ 캠페인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등은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 등 각 지방자치단체도 사회복지기관에 양파 한 망 더 사기 등 양파 소비와 기부 캠페인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가 180만 구독자를 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에서 ‘양파 농가를 응원합니다!’라는 주제로 양파 손질‧보관법과 보관한 양파로 할 수 있는 요리법 등을 올리며 화제가 되었다. 백 대표의 영상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공유되며, 5개 영상이 총 700만회 넘게 시청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양파 소비를 촉진하자는 차원에서 백종원 대표 채널에 협조 요청을 했는데 흔쾌히 응해줬다”며 “여전히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상태지만, 예전보다 시장에서 소화하는 물량은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판로가 불확실한 비계약재배 물량에 대해서도 추가 수매하고, 수출 물류비 추가 지원 등을 통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로 두 품목의 수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과잉이 예상되는 잔여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서 격리해서 산지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농산물 파동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생산과 유통 관리를 효율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생산에 앞서 수요를 면밀히 예측하고 재배 면적과 작황, 수확기의 판로, 가격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유통 전 과정에 드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기상청과 농업진흥청이 기후 변화와 농작물 생육 상태 등을 하루 단위로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올해부터 강원 영월과 강릉, 전남 무안 등에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농민들이 한 해 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는 일만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가격 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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