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파죽지세(破竹之勢)
[디카시 산책] 파죽지세(破竹之勢)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9.07.05 15:23
  • 호수 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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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破竹之勢)

바위를 무너뜨려 

산산조각을 내버리고

진군하라


파죽지세는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 ‘세력이 강하여 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 혹은 ‘일이 거침없이 잘 풀리는 모양’을 비유하는 말이다. 

자갈밭을 거침없이 점령해가고 있는 저 호박넝쿨은 아무런 주저가 없다. 기세등등하게 철망 안에 갇혀서도 제 세상인 듯 앞을 향하여 무조건 직진하고 있다. 무엇이 두렵겠는가. 철망 안에 갇혀 있으니 누구도 자신을 해치러 오지 못할 것이고 오직 가고 싶은 대로 가면 된다. 저 저돌적이고도 무시무시한 전진 앞에 다만 걱정인 것은 풀 한 포기조차 살지 못하는 황무지에서 과연 저 넝쿨은 어디까지 자신을 이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다행인 것은 6월 26일부터 남쪽 지방에 장마가 도착하였다는 것이다. 지겨울 정도로 오는 비를 맞고 거침없이 앞을 향해 전진하는 저 넝쿨의 힘을 격려할 뿐이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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