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의 증상과 치료, 60~70대 갑상선암 급증…목 주변 혹 만져지면 검진을
갑상선암의 증상과 치료, 60~70대 갑상선암 급증…목 주변 혹 만져지면 검진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7.05 15:53
  • 호수 67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갑상선은 신진대사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 고도비만 때 발생률 높아

조기 수술 땐 대부분 완치… 갑상선 제거한 경우 평생 호르몬 복용해야

서울 영등포에 사는 김모 씨(50)는 얼마 전 샤워를 하다가 목 앞쪽에 둥글게 뭉쳐진 혹을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혹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와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김 씨는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갑상선은 목의 앞쪽에 위치한 호르몬 분비 기관으로 나비 모양처럼 생겼으며,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가 먹는 영양분을 체내에서 분해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불필요한 것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유지와 성장 발달을 돕고, 인체 기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갑상선 세포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혹을 만드는 경우를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이 중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되고 있다. 

갑상선암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될 수 있는데, 최근 40대 이상에서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13~2017년) 갑상선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3년 대비 연령대별 증감률을 살펴보면 40대는 11.3%, 50대는 17.2%, 60대가 53.1%, 70대가 5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5.4%)나 30대(0.1%)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40대 이상 진료 인원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아직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갑상선암의 원인과 증상

현재까지 갑상선암의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암 발생을 유발시키는 유전자 이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10명의 환자 중 1명가량이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 목 주변에 방사선 치료를 받거나 CT촬영 등 방사선 치료나 검진을 받는 것도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갑상선에 양성종양을 가진 경우나 고도 비만일 때 갑상선암의 위험이 약 2~4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갑상선의 경우 목의 앞쪽 한가운데에서 2~3㎝ 아래쪽에 있으며 앞에서 봤을 때 나비모양이다(사진왼쪽). 갑상선암 진단 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갑상선 절제 방법을 선택하는데, 오른쪽 그림은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이다.
정상적인 갑상선의 경우 목의 앞쪽 한가운데에서 2~3㎝ 아래쪽에 있으며 앞에서 봤을 때 나비모양이다(사진왼쪽). 갑상선암 진단 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갑상선 절제 방법을 선택하는데, 오른쪽 그림은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이다.

갑상선암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목 부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음식을 넘길 때 목에 걸리는 ‘연하곤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암 조직이 커지면 쑤시듯이 아픈 통증이 생기고, 암이 주변 조직을 압박해 목이 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유발될 수 있다. 

연세암병원 영상의학과 윤정현 교수는 “목에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는 전문의를 찾아 경부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며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 결절이 있더라도 모두 암은 아니며, 결절의 형태에 따라 조직검사를 통해 암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의 치료

갑상선암은 수술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다. 갑상선암 수술은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갑상선 전절제수술, 대부분을 제거하는 갑상선 근전절제수술, 갑상선 한쪽만 절제하는 갑상선 엽절제수술로 나뉜다. 

연세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상욱 교수는 “전절제수술과 엽절제수술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에 따라 다르고, 정답이 없다”며 “다만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암 수술 방법으로는 목 앞부분을 절개해 수술하는 개경 갑상선 절제술과 목 옆쪽을 절개하는 최소침습수술법, 겨드랑이나 입안을 통해 갑상선을 절제하는 로봇갑상선 절제술 등이 있다. 

개경 갑상선 절제술은 목 앞쪽을 5~6㎝ 정도 절개한 후 수술하는 방법으로 가장 오래된 수술 방법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술로 알려져 있다. 다만 목 앞부분이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가 늘어가면서 다른 수술 방법들이 고안되기 시작했다. 

최소침습수술법은 목 옆 부분의 2.5~3㎝를 절개해 암을 제거하는 것으로 초기 암에 해당되는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 갑상선 절제술보다는 흉터가 적게 남는다. 

강상욱 교수는 “현재는 겨드랑이나 입안을 통해 갑상선을 절제하는 로봇 수술을 많이 시행하는데, 수술 후 흉터 자국이 보이는 것을 꺼려하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수술 방법”이라며 “정확성이나 안정성 부분에서 개경 갑상선 절제술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갑상선 수술을 한 이후에는 갑상선 기능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 전절제수술을 시행할 경우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만약 한쪽만 제거했다면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다가 남은 갑상선의 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을 추적관찰한 후 호르몬제를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강상욱 교수는 “수술마다 장단점이 있고, 환자마다 선택할 수 있는 수술법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며 “초기에 발견하면 최소 수술로 완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암이 진행되기 전에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