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규상 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장 “재능나눔 평가 전국 2위… 군도 신임해 보조금 지원해줘”
여규상 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장 “재능나눔 평가 전국 2위… 군도 신임해 보조금 지원해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7.12 14:06
  • 호수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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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농협장·군의원·산림조합 이사…뜻을 둔 이상 밤낮으로 뛰는 ‘선거 달인’ 

어머니 백수연·부부 팔순 기념 잔치… 주민 1200여명에게 점심 대접

7월 8일, 경남 함양읍 함양남서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함양군지회 노인회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여규상(80) 대한노인회 경남 함양군지회장은 당선 비결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거 없고 주위에서 ‘한 번 더하라’하고 나올 분들도 양보해주어서”라고 겸허하게 대답했다. 

그렇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여 지회장이 지난 임기 동안 노인복지에 기울인 노력과 땀의 흔적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노인재능나눔활동 참여이다. 경남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됐으며 작년 평가에서 전국 2위를 했다.

-재능나눔 활동이 활발한 것 같다.

“4년간의 사업 기간 중 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올해는 320명이 경로당안전지킴이, 말벗, 치매예방 분야에서 재능을 나눠주고 있다. 군청에서도 신임을 받아 보조금 6300만원을 받았다. 현 사업 참여자에게 활동 연장을 해드릴까, 신규 참여자(200~300명)에게 기회를 제공할까 연구 중이다.”

재능나눔 참여자들이 가장 바라는 게 활동 기간 연장이란 점에서 보조금 확보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 지회장은 “재능나눔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사업 전담원이 일본 연수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냉·난방은 물론 TV·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완벽하게 다 갖춰놓았다.”

-군에서 노인회에 협조를 잘 해주는가 보다.

“함양군 전체 인구 4만여명 가운데 31.5%(1만2200여명)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그 중 90% 이상이 대한노인회 회원이다. 노인회가 요청하면 웬만하면 거의 지원을 해준다.”

-또 다른 지원이라면.

“경로당 급식도우미는 경남도에선 우리가 처음이다. 시범적으로 65개 경로당에서 젊은 인력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4시간씩 점심을 차려주고 설거지도 해준다. 앞으로 전체 경로당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부식비 15만~40만원을 경로당 규모에 따라 차등지급해주고 있다. 7포대씩 나오는 양곡(쌀)도 경로당 크기에 따라 추가로 3포대씩 지원해준다.”

군은 올해 6억94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체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581대 사주었다. 407개 중 방이 2개인 곳까지 공기청정기를 한 대씩 넣어줘 대수가 많아졌다고 한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의 활동비는. 

“회원들의 회비에서 분회장과 분회 총무들에게 매달 5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여규상 함양군 지회장(중앙)이 강선상 사무국장(왼쪽), 진보경 총무부장과 함께 지회에서 기념 촬영했다. 다른 직원들은 출장 중이라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규상 함양군 지회장(중앙)이 강선상 사무국장(왼쪽), 진보경 총무부장과 함께 지회에서 기념 촬영했다. 다른 직원들은 출장 중이라 사진을 찍지 못했다.

함양군지회는 11개 읍·면 분회, 396개 경로당을 두었다. 경남연합회 산하 20개 시·군·구 지회 중 함양군지회는 경로당 시설, 복지 수준에서 상위에 속한다. 

여 지회장은 “세상을 뜨는 노인들이 많아 경로당 수는 크게 늘지 않는다”며 “2015년 처음 노인회를 맡았을 때 경로당이 402개였다”고 기억했다. 

함양군은 지리산 밑의 오지이지만 교통망이 좋아져 전국 대도시에 직행버스가 다닌다. 개발이 안 돼 자연환경이 훼손되지 않은 채 그대로다. 함양 상림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인공림으로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됐다. 길이 1.6km, 폭 80~200m, 21ha 면적에 120여종, 2만여그루의 나무가 무성하다. 최치원 선생이 1100여년 전 이곳 태수로 재직하면서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물길을 돌리고 둑을 쌓아 조성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강선상 함양군지회 사무국장은 “농업과 임업이 발달한 함양은 사과, 양파가 많이 생산되며 2020년에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가 9~10월 두 달간 열린다”고 소개했다.  

-함양군지회만의 특별한 사업이라면.

“지회 2층에서 매주 2회, 2시간씩 체조교실이 열린다. 40여명의 노인들이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는데 보기 보다는 힘을 써야 해 운동이 많이 된다. 지회가 직접 운영하는 건 여기뿐이다.”

여 지회장은 “실버체육대회에 선수를 내보내는 일이 쉽지 않아 선수 양성 차원에서 부임 직전부터 해온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함양군지회는 게이트볼에 강하다. 여 지회장은 “지금은 생활체육회 게이트볼협회에서 관장하지만 원래는 노인회에서 게이트볼을 처음 시작해 보급하고 기량도 가르치고 심판도 양성했다. 지회장기 대회가 올해로 25회째이며 올해 경남도은행장기 대회 우승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여규상 지회장은 함양 출신으로 휴천면 단위 농협장(2회)과 제2대 함양군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현재 함양군 산림조합 이사, 휴천면 체육회 이사로 있다. 휴천면 경로당 회장, 분회장을 거쳐 2015년, 2019년 지회장 연임 중이다. 

-농협장 시절 에피소드라면.

“50세 이하는 명함도 못 내밀던 당시 45세 나이로 일찍 농협장이 됐다. 휴천면은 1700여명, 650~700가구가 살았다. 8년간 한 일이라면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겨우 자립할 수준의 면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자그마한 농협 건물도 마련했고.”

-대한노인회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휴천면 경로당 회장을 5~6년 하고, 분회장을 10개월 했을 때 전임 지회장 유고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지회장도 한 번 해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나섰다. 명예욕도 아니고 돈 벌려고 나선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열심히 해 지회가 조금 나아지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였다.”

2015년 지회장 선거 당시 주변에선 여 지회장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으나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올해 지회장 선거에선 단독 추대됐다.

-선거 공약은 무엇이었나.

“뭐 해준다는 공약 같은 거 안 했다. 여기가 사업해서 돈 벌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군의 보조로 이루어진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군수에게 어떡해서든 예산을 받아와 지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농협장, 군의원, 지회장, 산림조합 이사…‘선거 달인’인 셈이다.

“선거 때 400여개 경로당을 한 번만 돈 게 아니라 밤낮으로 수차례 찾아가 인사를 했다. 일단 뜻을 가졌으면 혼신을 다해 뛰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 5월, 어머니 백수연과 우리 부부 팔순잔치를 겸해 함양공설운동장에서 잔치를 했다. 국회의원, 군수, 시 의장을 비롯해 주민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점심을 대접하고 기념품도 나눠드렸다.”

이날 잔치 비용(5000만원)은 6형제와 여규상 지회장의 5남매가 분담했다. 여 지회장은 “함양 땅에 처음 있었던 경사스런 행사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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