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휴양지 강릉에 가면 바다구경 만큼 재미있는 박물관 탐방
대표 휴양지 강릉에 가면 바다구경 만큼 재미있는 박물관 탐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7.12 15:09
  • 호수 6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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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손성목 영화박물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찍은 카메라 등 3만5000점 전시

시계 역사 소개하는 ‘정동진 시간박물관’… 동양자수박물관도 가볼만

제주도와 함께 여름철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동해바다를 품고 있는 강원도다.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높아진데다가 높은 파도로 인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즐겨 찾고 있다. 오징어를 비롯한 각종 신선한 수산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먹거리 역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강릉을 중심으로 고전 유물이 아닌 색다른 전시품을 내건 박물관이 합세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가장 유명한 곳은 강원 강릉시 경포로에 위치한 손성목영화박물관과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이다. 두 박물관 모두 손성목 씨가 평생 모은 수만점의 자료를 통해 탄생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정동진 시간박물관

먼저 대표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정동진에 위치한 정동진시간박물관은 기차 8량을 연결해 만들었다. 시간을 측정하려는 인류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분동시계, 진자시계, 수정시계, 세슘 원자시계 등 다양한 시계를 소개한다. 

특히 ‘시간과 예술’, ‘시간과 추억’ 전시실에서는 아름답고 귀한 시계를 만날 수 있다. ‘시간과 예술’ 전시실은 중세시대 유럽과 중국의 시계를 전시한다. 왕과 귀족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이 시계들은 단지 시각을 확인하는 기능만이 아니라 화려한 조형미를 갖춘 작품들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순간 멈춘 회중시계다. 타이타닉호에 승선하는 딸에게 어머니가 준 선물로 알려진 회중시계 내부에는 딸의 행운을 기원하는 짧은 글도 새겨져 있다. 시계 주인이 배에서 탈출하는 순간 바닷물이 들어가며 1912년 4월 15일 2시 20분에 멈췄는데, 이때가 타이타닉호의 공식 침몰 순간으로 세계사에 기록됐다.

◇동양자수박물관

강릉시 죽헌동에 위치한 동양자수박물관도 최근 주목받는 장소다. 고미술품을 수집해온 안영갑 관장의 30여년간 끈기와 노력으로 탄생한 곳으로 중국과 일본을 넘어 서양의 자수 50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300여점은 동양자수박물관 한국자수전시실에, 100여점은 중국일본자수전시실에 상설 전시하고 특별전시실에서는 매회 특정한 주제를 정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자수전시실에서는 궁수와 민수를 함께 만날 수 있다. 궁궐에서 만들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문양이 특징인 자수를 궁수라 한다. 이와 달리 민간에서 만든 민수는 개방적이고 개성이 강하다. 민수는 주로 보자기, 베갯모, 안경집 등 다양한 목적으로 쓰였다.

중국일본자수전시실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자수를 비교하면서 관람할 수 있다. 중국 자수 코너에서는 관복에 붙이던 흉배, 불교 자수, 생활소품 자수 등을 볼 수 있다. 일본 자수 코너에서는 전통 수보자기를 만나게 된다. 평면 가득 문양을 수놓은 중국 자수와 여백의 미를 살린 일본 자수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다.

◇손성목 영화박물관

손성목 영화박물관은 손성목 관장이 30여 개국을 돌며 수집한 영사기와 영화 카메라를 비롯해 영화 관련 자료 3만5000여 점을 갖춰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영화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에디슨의 3대 발명품 중 하나인 영사기를 주제로 영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환등기, 영사기, 영화 카메라 등을 통해 영화의 시작과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에디슨의 최초 발명품인 키네토스코프가 전시된 에디슨영사기전시관을 비롯해, 우리나라 영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극작가 신봉승 씨와 영화감독 손만성 씨가 기증한 영화 관련 장비와 자료를 볼 수 있다. 전시 공간 가운데 마련된 영상관에서 잠시 만나는 영상은 100년이 넘는 영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전시품 가운데 사상 최초의 컬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찍은 카메라도 있다. 할리우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불이 나면서 시장에 나온 것을 30만 달러나 주고 구한 진기한 물건이다. 원래 3대가 있었는데 1대는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그리고 나머지 1대는 스튜디오 화재 때 화마에 휩싸여 사라졌다.

1층에 있는 참소리영화관은 웬만한 영화관 못지않은 크기로 1930~50년대 미국 극장에서 사용한 오디오 설비를 갖춰 감동의 시간을 선사한다.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영화박물관과 나란히 위치한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은 전 세계적으로 에디슨의 발명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와 전구는 물론 전기다리미, 전화기, 와플기, 믹서 등 그의 발명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에는 1860년대에 탄생한 뮤직박스도 볼 수 있다. 동전을 넣으면 음악이 나오는 장치로 원판에 음계를 표현한 작은 핀이 돌출돼 있고, 원판 뒤편에 작은 철침과 쇠막대기가 부딪치면서 소리를 낸다. 100년이 훨씬 넘은 장치임에도 경쾌한 음악소리를 낸다. 

엠베롤라 축음기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1910년에 만든 축음기로 태엽을 감은 뒤 바늘을 내려놓으면 바늘이 골을 따라 1분에 130~160회 회전하며 확성기를 통해 소리가 나온다. 레코드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세계에서 유일한 아메리칸 포노그라프와 부다 축음기, 축음기의 여왕이라 불리던 멀티폰, 조선 고종 30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어온 클래스엠 축음기, 문을 여닫아 볼륨을 조절하는 크레덴자 축음기도 놓쳐선 안 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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