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치매안심센터와 손잡고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
문체부, 치매안심센터와 손잡고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7.19 11:23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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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치매고위험군, 경도인지장애군 나눠… 6~11월 20회 활동 프로그램

용인 기흥-도자창작체험, 서울 성북-뮤지컬, 서울 광진-국악 등 다양

문체부에서 치매고위험군과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의 치매예방과 정서 안정을 위해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을 벌여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성북문화재단에서 진행 중인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뮤지컬 교육을 받는 모습.
문체부에서 치매고위험군과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의 치매예방과 정서 안정을 위해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을 벌여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성북문화재단에서 진행 중인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뮤지컬 교육을 받는 모습.

지난 7월 1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1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도자기를 빚고 있었던 것. 무더운 날씨 속에서 서툴지만 자신만의 도자기를 빚어가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과 미소가 번져갔다. 김인숙(72‧가명) 어르신은 “도자기를 빚으면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면서 “모양은 완벽하지 않지만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전국 11개 치매안심센터와 손을 잡고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 사업을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치매예방형 문화예술치유사업은 뮤지컬을 하거나 공예품을 만드는 등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가 직접 체험하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됐다. 참여 치매안심센터의 문화예술치유사와 협력 예술가가 함께 프로그램을 구성해 효과를 높였다. 

이를 위해 문체부와 진흥원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대상 지자체를 선정했고 서울 광진구, 성북구, 경기 용인시 기흥구 등 11개 치매안심센터와 협력단체를 선정했다. 총 3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센터별로 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정된 센터와 단체는 치매고위험군과 경도인지장애군으로 나눠 6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한 차례씩 20회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명 내외로 반을 꾸리고 프로그램별로 1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수업의 질을 높였다. 또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프로그램별로 2명의 문화예술 치유사와 2명의 협력 예술가를 배치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감각 활성화와 인지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효과가 커 이번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흥구치매안심센터의 경우 동백동 소재 영원작은도서관과 협약을 맺고 치매고위험군에 속한 김 어르신 등 10명의 어르신들을 모집해 도자창작체험을 진행한다. 또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는 스토리텔링을 통한 정서자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름과 고향, 가족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자화상을 그리는 등 자신을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해 호평받고 있다. 

기흥구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도자기를 만들면서 손의 다양한 감각과 뇌기능을 자극해 치매 예방을 돕고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드는 활동을 통해 기억력 감퇴를 지연시키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치매안심센터는 성북문화재단과 손잡고 어르신들 각자의 사연을 토대로 뮤지컬을 만든다. 치매고위험군 13명, 경도인지장애 어르신 11명을 각각 선발해 각자의 사연을 담은 스토리텔링을 진행한다. 이후 예술치료사와 예술가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각색해 뮤지컬 극본을 완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어르신들의 상황에 맞게 뮤지컬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단순히 뮤지컬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가을에 열리는 지역 축제에도 참가해 프로그램의 효과도 높일 예정이다.  

성북문화재단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종합예술인 뮤지컬에 접근하기 쉽도록 자신들의 이야기로 극을 꾸밀 예정”이라면서 “지역 축제에도 참여해 치매 어르신들도 충분히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치매안심센터와 광진문화원은 치매예방 교육 노하우를 갖춘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와 함께 국악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구, 꽹과리 등 20여개의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미술활동을 병행해 신체 및 기억력 강화, 자존감 향상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광진구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노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지저하를 예술로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치매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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