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알아두면 좋은지식 8] 셰일가스·오일
[백세시대 / 알아두면 좋은지식 8] 셰일가스·오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7.19 13:40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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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 하면 흔히 중동 국가인 사우디 혹은 이란 등을 떠올릴 것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호시탐탐 이 자리를 엿보던 미국이 셰일가스와 오일을 앞세워 세상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나라로 올라선 것이다. ‘셰일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셰일가스·오일의 등장은 종말이 가까워 오던 석유 시대를 연장시키며 대체에너지로 넘어가던 시장의 판도마저 바꿨다.  

셰일(shale)은 입자 크기가 작은 모래나 진흙이 오랜 세월 단단하게 뭉쳐져 형성된 퇴적암을 뜻한다. 셰일 중에는 흔치 않게 탄화수소가 풍부한 천연가스나 석유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이 퇴적암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와 석유를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라 부른다. 기존 도시가스로 사용하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시내버스의 연료로 쓰는 압축천연가스(CNG), 그리고 원유 성분과 큰 차이가 없다.  

이 셰일연료는 얼마 전이 아닌 200여년 전에 발견됐다. 하지만 일반적인 유전·가스전보다 훨씬 깊은 곳에 위치해 채굴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지하 수천m에 분포한 셰일층은 석유·천연가스 등 모든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모태다. 수억 년 전 이 지층에 섞여 들어간 유기물이 변성돼 석유와 천연가스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오랜 세월에 걸쳐 암석 틈을 타고 지표면으로 이동해 모여 있는 것이 전통적인 유전과 가스전이다. 셰일층에서 생성된 천연가스 중 일부는 지표면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것이 바로 셰일가스다.

이런 까닭에 기존 가스전은 100~200m만 파면 되지만 셰일가스는 수천m를 파고 내려가야 채굴이 가능하다. 게다가 불룩한 배사형 지층에 많은 양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전통 유전·가스전과 달리 바위 틈새에 넓게 퍼져 있어 채취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1950년대 채굴 기술이 개발된 뒤에도 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쉽게 채취하지못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원유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셰일 에너지를 채굴해도 수익이 발생하는 상황에 이르자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미국에서 값싸고 손쉽게 채굴할 방법을 개발하면서 셰일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다. 

셰일가스는 기존의 수직시추법으로 셰일층까지 파고 들어간 후 수평시추법으로 셰일층을 수평으로 뚫고 강력한 압력의 수압파쇄법으로 채굴한다(오일도 같은 방식 사용). 수압파쇄는 폭약을 터뜨려 셰일층에 균열을 낸 다음 고압의 물을 분사해 가스를 뽑아내는 기술이다. 수백만 리터의 물과 특수 모래, 화학물질로 구성된 액체 혼합물을 수백 대의 펌프트럭을 동원해 엄청난 기압으로 밀어 넣는다. 이렇게 하면 가스 흐름을 방해하는 박테리아가 죽는다. 지하 깊은 곳에서 형성된 압력은 암반을 부술 정도로 강력하다. 이때 수백m에 이르는 미세한 균열이 만들어지는데 이 틈을 유지하는 역할은 모래가 한다.

이러한 셰일 에너지는 전통 석유와 달리 매장지역이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셰일 오일이 가장 많이 매장된 나라들은 러시아(750억 배럴), 미국(580억 배럴), 중국(320억 배럴) 순이다. 셰일 가스 역시 중국(32조㎥), 아르헨티나(23조㎥), 알제리(20조㎥) 순서로 비중동 국가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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