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아하! 속담·성어 9] 이열치열(以熱治熱)
[백세시대 / 아하! 속담·성어 9] 이열치열(以熱治熱)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9.07.19 13:45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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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11일 삼계탕을 먹기 위해 어르신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복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11일 삼계탕을 먹기 위해 어르신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열은 열로 다스린다는 뜻…대결보다 ‘조화’ 강조

이열치열(以熱治熱)은 열은 열로 다스린다는 뜻이다. 강(强)한 것에는 강(强)한 것으로 상대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해석하기도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정부가 강력한 대응책을 펼치며 ‘강대강(强對强)’ 대결 양상이 격화되는 양상을 ‘이열치열’로 보는 이들도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또한 ‘이열치열’로 보기도 한다.

‘이열치열’은 무더운 여름에 주로 사용되는 사자성어다. 그런데 ‘이열치열’을 ‘더위에는 더위로’ 해석해 폭염속에 돌아다니거나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한다면 열사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열치열’은 우리 조상들이 오랜 체험을 통해 체득한 무더위를 극복하는 지혜로 ‘강대강’식 맞대결과는 거리가 멀다. 물과 불처럼 정반대 성향이 아닌 같은 기운으로 강한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신체가 더워지면서 자연스레 몸속은 찬 기운을 띠어 음양조화를 이룬다. 반대로 겨울에는 더운 기운으로 균형을 유지한다.

보통 속이 따뜻해야 좋은데, 여름철에는 몸속이 찬 기운을 띠게 되므로 특히나 찬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덥다고 찬물이나 찬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음양의 조화가 깨져 배탈, 설사가 나고 감기 등에도 걸릴 수 있다. 

오히려 몸속에 쌓인 더운 기운은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땀으로 빠져나가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사상체질학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고 찬 성질의 음식이 맞는 소양인 체질도 여름에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더위에 내성이 생겨 더위를 잘 견딘다고 한다.

실제로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은 모두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다. 

특히 삼계탕은 닭 외에 인삼, 황기, 마늘 등 따뜻한 성질의 재료들이 대거 들어가는데다  가격도 저렴해 최고의 복날 요리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이열치열’식 음식 섭취로 더위를 잘 다스리며 여름을 건강하게 지냈고, 열로 열을 다스린다는 ‘이열치열’은 기운의 균형을 강조한 생활속 지혜로 통한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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