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금요칼럼] 나이 들면서 왜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나?
[백세시대 / 금요칼럼] 나이 들면서 왜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나?
  •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9.07.19 13:56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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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지능에 대한 오해나

학습능력에 대한 과소평가를

강한 의지로 극복하고

나이들어 꾸준히 학습한다면

새로운 것 알게 되는 기쁨 만끽

100세시대는 단순한 노후 기간의 연장이 아니라 생애주기 전체의 연장이다. 100세를 노쇠한 상태로 오래 사는 노후 기간의 연장으로 생각하면 개인에게 불행이 될 것이다. 100세를 건강과 행복의 장수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일 중의 하나는 계속 배우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 아니라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수단을 통해 듣고, 보고, 체험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나이 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데는 여러 가지 장애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장애 요인은 잘못된 생각이나 편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어떤 장애요인이 있을까?

첫째는 지능에 대한 오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성인용 지능 검사는 노화하면서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는 것을 고려하지 못하고 정해진 시간에 지능 검사지에 응답하게 함으로써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노화의 특성을 반영한 다른 종류의 성인 지능 검사 결과를 보면 나이 들수록 타고난 지능(유동적 지능이라 함)은 떨어지지만, 후천적 학습과 경험에 의해 얻어지는 지능(결정화 지능이라 함)은 오히려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능의 변화를 모르고, 단순히 나이 들면 지능이 떨어져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배우려는 의지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학습능력에 대한 과소평가다. 학습능력은 기억력과도 크게 관계가 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중년 이후에 새로운 학습이 어렵다고 판단한다. 기억력도 훈련하면 충분히 유지할 수 있고, 학습 방법을 달리하면 큰 어려움 없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지능이 떨어져, 기억력이 떨어져 학습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다. 고령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박사 학위도 받고 새로운 언어도 충분히 잘 습득하는 것을 많이 보고 듣는다. 이 사람들은 특별히 천재가 아니라 요령 있게 학습하는 방법을 사용했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많이 노력한 사람들일 뿐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 노력하면 뇌 기능도 맞춰서 변화․발전되고 기억력도 증진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셋째, 적극적 태도 부족이다. 나이 들수록 성격이나 태도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경향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어 배우기 위한 적극적 행동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많은 경우 나이 든 사람들은 아직도 실력으로가 아니라 직위나 나이로 권위를 세우려는 하고, 어려운 일을 부하에게 시키고, 특히 정보화와 관련되는 일은 젊은층에게 시키거나 의존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이들은 복잡하고 새로운 것을 주저하게 되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넷째, 연령주의(노화와 노인에 대한 편견, 고정관념과 부정적 인식)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연령주의는 대부분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데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그렇게 낙인찍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을 아주 어렵게 생각하거나 “이 나이에…” 등으로 핑계를 대면서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된다.         

다섯째, 목표 의식이 부족하거나 없는 것이다. 자기 삶의 영역에서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없으면 그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얻고자 하는 학습을 목표로 제대로 설정하지도 못하면 목표를 향한 강한 동기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섯째, 개인적 의지, 열정, 인내심, 도전정신 부족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행동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과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강한 의지력의 뒷받침 없이 배움을 실천하기 어렵다. 배움에는 무엇보다도 강한 의지, 열정, 인내심,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일곱째, 시간 부족의 핑계이다. 많은 사람들은 바빠서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 관리를 요령 있게 잘하면 자기계발의 시간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충분히 자기계발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 많은 경우 게으름을 피우면서 시간 부족을 핑계로 삼고 있다. 자기계발은 평생 동안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일시적이고 집중적인 시간 투입보다는 지속적 투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여덟째, 학습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이다. 과거 학교 교육에서 의무감과 스트레스, 부담감을 많이 느꼈던 기억과 경험 때문에 사람들은 학습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 있다. 성인이 된 이후 학습은 먹고 살기 위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더 오래 일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재발견, 세상의 재발견,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 자기를 성숙하게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한다는 긍정적 태도를 가지게 되면, 학습은 마음에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열정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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