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의 증상과 치료 “고령의 직장암 환자도 수술할 경우 생존률 높아”
직장암의 증상과 치료 “고령의 직장암 환자도 수술할 경우 생존률 높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7.19 14:38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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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혈변 보거나 잔변감 느껴질 땐 바로 검진… 40세 이상 대장내시경 필수

항암화학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 줄인 뒤 수술하는 방법 많이 사용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 씨(66)는 최근 대변과 함께 붉은 색 피가 나오는 증상이 나타났다. 간혹 치질 때문에 고생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대장내시경검사 후 조직검사까지 받은 김 씨는 직장암 2기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암 제거 수술 후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된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이며, 대변을 항문으로 배설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고, 이를 통칭해 대장암으로 부른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직장암은 2017년도 전체 암 발생의 5.3%를 차지하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고령자일수록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대와 70대가 25.3%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배변 습관 변화하면 직장암 의심해야

직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직장암 진행 단계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평소와 다른 배변 습관이 나타나는 것이다.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배변 횟수가 변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거나 설사나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또 배변 후에도 변이 남은 느낌 때문에 찜찜할 수 있다. 선홍색이나 검붉은 색의 혈변을 본다거나 변이 가늘어지는 등 변 모양이 변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복통이 생기거나 복부가 팽팽해지는 등의 증상 때문에 배가 불편해지고, 체중이나 근력이 줄어들고 쉽게 피로해지는 등 몸 상태의 변화를 느끼기도 한다. 또 소화불량이나 식욕부진,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복부에서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직장암 발생 원인으로는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을 꼽는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열량이 높은 음식이나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섬유소 섭취가 부족할 때 직장암 발병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이 붉은 고기, 소시지나 햄 등 육가공품을 즐기면 직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재임 교수는 “서구화된 생활습관은 직장암이 증가하는 원인”이라며 “운동과 함께 섬유소 섭취를 늘리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해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습관 조절과 내시경 검사로 예방

직장암 발병을 예방하려면 매일 섭취하는 총 칼로리의 양을 줄이고, 붉은 고기나 고지방 식품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 고기를 먹을 때는 튀기거나 불에 직접 굽는 것보다 삶아서 먹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어 소화가 잘 되고,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 

또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방법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만 50세 이상이면 대장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한 후 검사 방법과 검사 간격을 결정해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항문 절제 안 하는 수술 방법 다양

직장암 치료는 종양의 크기가 아니라 종양의 침투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직장은 혈관, 신경, 방광, 전립선(남성), 자궁(여성) 등 골반의 장기와 골반뼈‧근육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결장암보다 수술이 까다롭다. 

직장암 수술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암화학방사선요법과 괄약근간 직장절제술, 항문경유 내시경미세절제술, 로봇 복강경수술 중에서 선택한다. 

항암화학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암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직장암이 괄약근까지 침범했거나 근접한 경우 항문까지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대한 항문을 살리기 위해 수술 전 2~5주간 항암화학방사선 치료를 한 뒤 6~10주간 암 크기가 작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괄약근간 직장절제술은 항문에서 2∼5㎝ 떨어진 곳에 생긴 직장암 치료에 사용된다. 괄약근의 일부만을 잘라내 항문의 기능을 어느 정도 보존하면서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다. 과거 항문을 완전히 제거했던 ‘복회음절제술’의 대체요법으로 쓰인다. 

초기 직장암은 항문으로 복강경 수술기구를 넣어 ‘항문경유 내시경 미세절제술’로 없애기도 한다. 

직장암 환자 중에서는 항문을 제거해야 하는 부담감과 고령이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직장암 환자가 고령이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이종훈 교수팀은 70대 이상 직장암 환자도 표준치료(수술 전 방사선-수술-수술 후 항암요법)를 받을 경우 70대 미만 환자군과 생존률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수술 전 항암방사선 병용 치료만으로도 암세포가 모두 없어지는 환자군도 70대 이상에서 14.8%, 70대 미만에서 17.1%로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종훈 교수는 “고령 환자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고령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치료받기를 권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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