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창립 50주년, 연합회 탐방 2] 충북연합회, 행복리더 주축으로 경로당의 자립을 실현한다
[대한노인회 창립 50주년, 연합회 탐방 2] 충북연합회, 행복리더 주축으로 경로당의 자립을 실현한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7.26 13:09
  • 호수 68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1975년 ‘충북지부’로 시작… 2013년부터 행복나누미 등 혁신적인 사업 진행

행복리더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강사… 경로당 회원 중 양성

충북연합회는 김광홍 회장 취임 이후 행복나누미, 행복리더 등 혁신적인 사업을 선도적으로 전개하면서 다른 연합회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봉사활동에 나선 김광홍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이학재 사무처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엄영숙 센터장(오른쪽에서 네 번째)비롯한 충북연합회 임직원들의 모습.
충북연합회는 김광홍 회장 취임 이후 행복나누미, 행복리더 등 혁신적인 사업을 선도적으로 전개하면서 다른 연합회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봉사활동에 나선 김광홍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이학재 사무처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엄영숙 센터장(오른쪽에서 네 번째)비롯한 충북연합회 임직원들의 모습.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7월 23일, 충북 청주 충북연합회 사무실에선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들려나왔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은 김광홍 회장을 비롯한, 이학재 사무처장, 엄영숙 센터장 등 임직원들은 상반기의 주요 사업에 대해 평가하면서 내년에 추진할 핵심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공식 회의시간이 아니었지만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고 몇 개의 아이디어는 구체적 방향까지 제시할 정도로 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김광홍 충북연합회장은 “충북연합회가 9988행복나누미 등의 사업을 선도적으로 전개한 저력은 여기에 있다”면서 “모든 임직원이 충북 노인들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가장 큰 재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광홍 회장의 말처럼 충북연합회는 2010년대 들어서 전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합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런 충북연합회의 역사는 1975년 12월 22일 충북 청주시 영동 충북교육회관에 대한노인회 충청북도지부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대한노인회 성장과 함께 1981년 지금의 충북연합회로 이름을 변경한 후 3대 핵심 센터인 노인취업지원센터(2004),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2011), 경로당광역지원센터(2013)를 차례대로 개소하면서 충북 노인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2019년 7월 현재 4148개 경로당을 관리하며 충북 노인 26만 8000여명의 든든한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연합회는 2013년 현 대한노인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김광홍 회장이 취임하면서 한걸음 더 도약한다. 김광홍 회장은 취임 이후 중앙회의 8대 중점 추진과제에 발을 맞춰 ‘노인 권익신장’, ‘회원 배가 운동’, ‘경로당 기능 활성화’, ‘노인건강 관리 및 여가문화 향상’ 등을 골자로 하는 충북연합회 8대 중심과제를 채택했다. 

이후 충북연합회는 9988행복나누미(이하 행복나누미) 등 선도적인 사업을 다수 선보이며 다른 연합회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2013년 시작된 행복나누미사업은 충북도가 지원하고 충북연합회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노인건강관리 및 여가문화향상’ 차원에서 도입됐다. 문화적 혜택이 열악한 산간·오지의 소외지역 3443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230명의 행복나누미를 파견해 어르신 맞춤형 여가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회복지사, 레크리에이션 강사, 심리상담사 등 자격과 현장 경험을 가진 재능 있는 전문강사들을 나누미로 선발한 후 주 1회 이상 경로당에 파견해 웃음치료, 노래교실, 건강체조 등을 진행,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앙회 선정 경로당활성화 사업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김광홍 충북연합회장
김광홍 충북연합회장

◇2017년부터 자립경로당 구축 나서

성공적인 첫 번째 임기를 마무리한 김 회장은 두 번째 임기로 접어들면서 현재 충북연합회의 상징이기도 한 ‘경로당 자립형 모델 구축’, 일명 ‘자립경로당’ 조성에 나섰다. 현재 충북 지역은 보은‧옥천‧영동‧괴산‧단양군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등 극심한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미리 극복하기 위해 충북연합회가 내놓은 모델이 자립경로당이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지원이 끊기더라도 경로당이 문을 닫지 않게 노인들이 스스로 여가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자립하는데 중점을 둔 혁신적인 모델이다. 

이 자립경로당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행복리더’다. 행복리더는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치매예방체조, 인지활동 워크북, 도형놀이 프로그램 등 치매예방교실을 열고 자체적으로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종의 강사들이다. 또 행복나누미와 달리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2017년 처음 도입된 후 매년 한 차례 양성교육과 두 차례 이상 보수교육을 통해 꾸준히 역량을 강화해 왔다. 특히 매 교육마다 행복리더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 내용을 보강했는데 인지활동 워크북의 경우 치매 어르신을 조기에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충북연합회는 자립경로당 모델 구축에 있어 양적 팽창 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 행복리더의 경우 선발과정부터 까다롭다. 의지가 있는 사람만을 중심으로 선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에는 절반 이상이 낙오했다. 2017년에는 50명을 선발해 20여명만 남았고 이듬해에는 100명을 뽑았지만 끝까지 함께한 건 4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충북연합회는 탈락한 어르신들을 성향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등 행복리더로 누가 오래 활동할 수 있는지를 가려내는 힘을 길렀다. 그 결과 올해에는(100명 선발) 개인사정으로 하차한 5명을 제외한 95명 중 92명이 매일 한 차례 이상 자신의 소속 경로당과 이웃 경로당을 방문해 행복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이학재 사무처장은 “행복리더는 기존에 없던 모델인 만큼 프로그램이 정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인원을 선발하고 끊임없이 소통을 하며 내실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지난 3년간의 사업을 통해 안정화 된 만큼 내년에는 인원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춘동아리‧여성회원 역량 강화 나서

행복리더 역시 안정권에 들어서자 충북연합회는 청춘동아리 사업을 조심스럽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사업은 경로당에 동아리 운영비를 지원해 역시 자체적으로 여가문화를 즐기도록 하는데 있다. 

대표적으로 충북 청주시 흥덕청원구지회(지회장 이병생)에선 신동아아파트경로당이 청춘동아리 e-스포츠사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평소 즐겨하는 게임 기구인 닌텐도 게임기를 TV에 연결해 볼링, 탁구, 야구 등 운동 경기를 하면서 경로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충북 영동군지회(지회장 민병수) 상촌면 분회 3개 경로당(토항, 물한1리, 석현)은 청춘동아리 사업으로 장구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충북연합회 영동군지회 청춘동아리 회원들이 경로당에서 장구를 배우고 있다.
충북연합회 영동군지회 청춘동아리 회원들이 경로당에서 장구를 배우고 있다.

충북 증평군지회(지회장 연훈흠) 교동2리경로당도 이 사업을 통해 탁구동아리를 결성해 20여명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다가 인근 아동센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월 3차례 탁구교습 재능기부 활동을 하면서 청춘동아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회장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경로당 회원의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회장 비율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여성 어르신들이 ‘여자는 회장을 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기피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회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충북연합회는 역시 지난해부터 매년 한 차례 이상 여성회장에 대한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면서 ‘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할 수 있다’로 바꿔나가고 있다. 

엄영숙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꾸준한 교육과 토론을 진행한 결과 여성회장님의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인식개선과 역량강화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동시에 사회활동을 진행해 여성회장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입식문화 조성 등 꾸준한 사업 개발

김광홍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입식문화 조성도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로당 회원들 대부분이 무릎과 허리가 불편하지만 기존 경로당이 좌식 위주 공간이어서 통증을 호소하는 회원들이 많았다. 좌식 식탁을 이용하면서 같은 어려움을 겪은 김 회장은 버려지는 불용물품을 활용한 입식문화 조성이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현재 60여곳이 테이블과 의자를 갖추며 기존 경로당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충북연합회는 경로당과 기업과의 자매결연, 노인상담 및 노인컨설턴트 도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경로당 여가문화 개선과 노인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김광홍 회장은 “30만 충북노인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행복나누미, 행복리더 등 선도적인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경로당 자립형 모델 구축에 더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