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식용곤충, 영양소 풍부해 환자에 좋아”
강남세브란스병원, “식용곤충, 영양소 풍부해 환자에 좋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7.26 13:54
  • 호수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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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분말 3주간 섭취했더니 일반 환자식보다 면역성 증가

곤충으로 만든 큐브치즈.
곤충으로 만든 큐브치즈.

농촌진흥청이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준성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식용곤충 ‘고소애’의 장기 복용이 수술 받은 암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소애는 지난 2016년 3월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다.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 함량이 높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를 활용한 병원 식사, 영양 상태와 면역에 대한 임상 연구를 위해 수술 후 3주 동안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와 기존 환자식을 섭취한 환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군이 기존 환자식을 먹은 환자군과 비교해 평균 열량 1.4배, 단백질량은 1.5배 높게 나타났으며, 근육량은 3.7% 늘고 환자의 영양 상태 지표도 높게 나타났다. 

강남 세브란스병원 박준성 교수는 “갈색저거리는 육류에 비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훨씬 더 많이 함유돼 있어 환자, 특히 어르신 환자들에 좋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방혜선 곤충산업과장은 “안전성이 입증된 고소애가 수술 후 환자의 근골격 형성, 면역력 개선 등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앞으로는 환자식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소재로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양소 풍부한 ‘곤충’ 미래식량으로 각광받아

국제식량농업기구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 명이 되고,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비하는 먹거리로 곤충을 지목하면서 식용 곤충이 크게 주목받았다. 2015년 세계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약 371억 원 이상이고, 2023년까지 연평균 4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곤충이 미래 대안식량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가축에 비해 사육면적이 적고 토지이용률이 높기 때문이다. 100평 정도의 사육시설에서 연간 10t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 한 마리가 수백 개의 알을 낳아 번식력도 뛰어난 편이다. 

또 영양가가 풍부해 소고기나 닭고기 등 기존의 주요 단백질원의 대안으로 여겨질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고, 혈행개선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전체 지방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칼슘이나 철 등 무기질 함량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용곤충 소비 촉진 위해 다양한 노력

현재 국내에서는 식용 곤충으로 7종이 등록돼 있다. 2014년에는 벼메뚜기와 누에, 백강잠이 등록되었고, 2016년에는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을 식용곤충 목록에 추가했다. 

갈색거저리 유충은 분말을 이용한 효소와 웰빙순대, 와플, 쿠키, 에너지바 등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돼 있다. 또한 암환자를 위한 고단백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선 혈전(혈관 속 피가 굳어 생긴 덩어리)을 치유하는 후보물질인 ‘인돌 알칼로이드’가 추출돼 혈액순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은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이름’을 공모하기도 했다. 갈색저거리 유충은 ‘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꽃벵이’, 장수풍뎅이 유충은 ‘장수애’, 쌍별귀뚜라미는 ‘쌍별이’로 부른다. 

농촌진흥청 김미애 농업연구사는 “일반 식품뿐만 아니라 기능성 제품으로도 많이 개발하는 중이고, 환이나 진액 종류로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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