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동맥폐색증의 증상과 치료… 걸을 때 다리통증 심하면 동맥 막혔는지 검사를
하지동맥폐색증의 증상과 치료… 걸을 때 다리통증 심하면 동맥 막혔는지 검사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7.26 13:58
  • 호수 6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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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움직임 없을 땐 통증도 멈춰… 허리디스크와 달리 걸을 때만 아파

초기 치료 안 하면 다리 절단할 수도… 약물‧시술로도 치료 가능해

왼쪽 사진처럼 좁아진 대퇴동맥에 풍선확장술을 시행하면, 오른쪽 사진처럼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왼쪽 사진처럼 좁아진 대퇴동맥에 풍선확장술을 시행하면, 오른쪽 사진처럼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성모(77) 어르신은 길을 걷다 다리 통증 때문에 절뚝거리는 일이 빈번해졌다. 처음엔 조금 쉬면 나아져 금방 다시 걷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휴식을 취해도 괜찮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은 결과 성 어르신은 ‘하지동맥폐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동맥폐색증은 다리를 지나는 혈관인 하지동맥이 막히는 질환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면 세포나 조직이 썩어서 죽는 괴사로 진행된다. 고혈압이나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자주 나타나고, 흡연자이거나 고령자가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여성 환자(698명)보다 남성 환자(1282명)가 2배 가까이 된다. 50대 이후부터 급증해 60~70대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 탄력이 감소하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에 하지동맥폐색증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오랫동안 흡연을 했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이라도 전문의를 찾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하지동맥폐색증은 허리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디스크로 오인해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혈관의 문제를 알게 되는 환자도 많다.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복부대동맥은 배꼽, 허벅지, 무릎 아래를 지나면서 여러 동맥으로 나뉘어 발끝까지 혈액을 전달한다. 하지동맥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다리 동맥이 막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질병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는데, 휴식을 취하면 금방 사라져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가벼운 통증이나 만성 디스크 등으로 오인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되면서 피부가 차가워지고, 발가락 색깔이 검게 변한다. 또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히고 발에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는다. 심한 경우 다리 조직 일부에서 괴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조진현 교수는 “만약 괴사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 없이 방치하면 1년 안에 환자의 절반은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와 하지동맥폐색증을 구별하려면 통증이 나타나는 시기를 살펴야 한다. 하지동맥폐색증은 앉거나 누워있을 때는 증상이 없다가 보행을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한다. 100미터를 걷다 통증이 생겼다면, 쉬었다가 다시 100미터를 걸었을 때 통증이 생기는 등 매번 비슷한 지점에서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생겼을 때는 초기에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와 달리 허리디스크는 가만히 있어도 자세와 상관없이 통증과 근육이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동맥폐색증 치료는 막힌 혈관 뚫는 시술 많아

하지동맥폐색증은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하는 간단한 검사로 체크할 수 있다. 발목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후 그 값이 0.9 이하인 경우 하지동맥폐색증으로 본다. 이후 초음파와 CT 검사를 통해 혈관이 막힌 정도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운다. 

만약 혈관 협착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 발견하면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콜레스테롤 관리 등의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이 좀 더 심한 경우에는 풍선 확장술이나 혈관에 그물망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다. 

풍선 확장술은 국소 마취 후 3㎜의 작은 구멍을 낸 후 혈관 안으로 시술 기구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풍선으로 넓혀주는 방법이다. 스텐트 삽입술은 혈관 안에 있는 금속 그물망인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펴주는 시술이다. 

최근에는 혈관 내벽을 깎아 넓히는 죽종절제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시술은 통증을 해소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수술보다 비교적 쉬워 환자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진현 교수는 “하지동맥폐색증 시술 대부분 대퇴부를 통해 관을 넣어 시행한다”며 “대퇴부는 힘을 많이 주는 부위이기 때문에 관을 삽입할 때 주의력과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므로 경험 많은 전문의를 통해 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혈관의 막힌 부위가 길고 중기 이상의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혈관 우회 수술은 자신의 정맥 또는 인조혈관으로 동맥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그러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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