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플레이스, 사내 괴롭힘 직원 자살…왜?
투썸플레이스, 사내 괴롭힘 직원 자살…왜?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7.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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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사람 대우 안 하는 회사와 싸워 선례 만들겠다” 입장 표명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국내 커피‧디저트 전문 프렌차이즈 투썸플레이스에서 근무하다 자살한 직원의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죽음이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전 투썸플레이스는 유족 측에 “1억으로 끝내자”며 가해 직원에 대한 징계와 공식적인 사과 없이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투썸플레이스에서 근무하다 자살한 직원의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죽음이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소송 전 회사가 유족 측에 “1억으로 끝내자”며 가해 직원에 대한 징계와 공식적인 사과 없이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사진=CJ푸드빌 제공)
투썸플레이스에서 근무하다 자살한 직원의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죽음이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소송 전 회사가 유족 측에 “1억으로 끝내자”며 가해 직원에 대한 징계와 공식적인 사과 없이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사진=CJ푸드빌 제공)

투썸플레이스에서 근무하던 11년 차 과장급 직원 송모(사망 당시 32세‧여)씨의 유족은 회사를 상대로 총 9억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지난 14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7년 10월 CJ푸드빌에 입사한 송모씨는 지난해 10월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투썸플레이스 매장의 영업 및 품질‧위생관리 업무 등을 도맡아했다. 전국에 2개 점포만 있을 때부터 지금의 국내 2위 커피‧디저트 전문 프렌차이즈로 거듭나기까지 송씨는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했고 그에 따른 승진도 빠르게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A팀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송씨는 갈등에 직면하게 됐다. 유족 측에 따르면 매장 직원들은 새 팀장보다 송씨를 더 신뢰했고 그것은 A팀장에게 미움을 사는 계기가 됐다. A팀장은 송씨에게 직접 처리해야 할 보고서 작성을 미뤘고, 그에 따라 송씨는 퇴근 후에도 새벽까지 업무를 이어가야했다. 그로인해 정작 주요 업무인 각 매장 방문 및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하게 됐다.

무엇보다 과중한 업무가 계속되던 중 송씨는 입사 이래 처음으로 무단결근을 했다. A팀장은 송씨에게 무단결근에 대한 사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일도 어렵고 삶도 포기하고 싶다”는 내용에 ‘팀장의 문제점’까지 무단결근 사유로 적어냈다. 그러자 팀장은 “팀장만 개○○”냐고 다그치면서 “직급 강등시키기 전에 똑바로 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의 직책은 강등됐고 이후 괴롭힘과 모욕감을 견디지 못하고 2018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이외에도 A팀장의 업무 압박은 계속됐다. 언론에 공개된 메신저 대화에 따르면 팀장은 송씨에게 위생점검기간 중 팥빙수 200인분 샘플링 준비 업무를 지시했다. 메신저에서 송씨는 “위생 점검에 걸리면 (자신을) 사람 취급도 안 할 거라면서”라며 팀장에 대한 심리적 괴로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족 측 “돈 한 푼 안 받더라도 싸우겠다”

유족 측에 따르면 올 초부터 투썸플레이스는 송씨의 유족 측과 ‘위로금’ 명분으로 1억 원을 지급하겠다면서 합의를 종용했다. 거기엔 가해 팀장의 징계도 회사의 사과도 없었다. 두 달 간 유족 측 변호인과 투썸플레이스 사내변호사는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 만났지만 결국 이렇다 할 결과물 없이 종결됐다.

유족들은 “팀장에 대한 해고와 사과”를 요구했지만 투썸플레이스 측은 “해고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다.

유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라온 김윤호 변호사는 29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업체 쪽에서는 위로금을 주고 상황을 끝내려고 끊임없이 시도했었다”며 “유족 측은 담당 팀장에 대한 해고와 회사 측의 사과가 우선이었던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언론에 공개된 투썸플레이스 측의 ‘도의적 책임’이란 사망자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음을 피력할 뿐 실제로 책임진 것은 지금까지 어떤 것도 없다”며 “사망자는 현재 퇴사처리도 안 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손해배상청구소송 중이고 업체 측에 답변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형사 고소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유족측은 돈 한 푼 받지 못하더라도 싸우길 바라고 있고 선례를 만들길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투썸플레이스 측은 소속 팀원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송씨에 대한 괴롭힘 정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A팀장에 대한 징계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16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으로 사내 괴롭힘에 대한 경종이 울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금도 근무 중 상해나 죽음에 대한 손해배상이 좋아지는 추세”이며 “이 법의 시행으로 작업장 내 산업재해나 그에 따른 손해배상이 향후 근로자 편에서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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