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영 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장 “경로당 갈등, 적극 개입해 원만히 해결… 단합·화목의 지름길”
정광영 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장 “경로당 갈등, 적극 개입해 원만히 해결… 단합·화목의 지름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8.02 13:49
  • 호수 6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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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노인위안잔치 개최… 적십자 밥차 도움 받아 점심 대접
33년 ‘철도맨’… 관광열차 운행으로 수익 창출, 모범공무원 표창 받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제 승용차로 경로당 회원들 운동장까지 태워 드린다.”

7월 29일, 정광영(78) 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장은 “노인이 집에만 있으면 안되며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광주 북구지회는 ‘1경로당 1운동’이란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생활체육을 장려하고 있다. 경로당마다 최소한 한 가지 운동으로 회원들의 건강 증진을 꾀한다는 의미다.  

정 지회장은 “일찍이 게이트볼을 즐겨 26회째 대회를 열었고 그라운드골프, 한궁, 장기·바둑대회도 개최하고 있다”며 “단순히 대회로 그치지 않고 생활체육위원회를 조직해 사전 준비서부터 진행,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생활체육 활성화에 역점을 둔다고.

“게이트볼클럽을 10개에서 15개로 늘렸고 40개 경로당에 장기·바둑판을 보급했고 그라운드골프교실도 운영 중이다.”

-광주 북구를 소개해 달라.

“광주의 동·서·남·북구, 광산구 등 5개 구 가운데 북구가 행정 측면에서 딱 30%다. 즉, 광주 전체 인구 150만명의 30%가 북구 인구(45만)이고, 노인도 시 전체 30%인 6만1000여명에 이른다. 면적은 광산구 다음으로 크다.”

북구지회는 375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6000여명. 정광영 지회장은 2018년 4월 연임됐다. 

-지난 5년여 해온 일들은.

“먼저 조직의 단합과 화목을 위해 경로당 갈등 해소에 주력했다. 회장과 회원 간의 문제가 발생하면 사무국장, 총무부장이 해당 경로당을 방문해 진상을 듣고 필요하면 회장단을 새로 구성한다.”

-경로당 회장이 수긍을 할까.

“문제가 된 경로당 회장을 지회로 불러 회원들의 진정서 등을 보여주며 설득한다.”

-또 다른 업적이라면.

“구청 지원을 받아 경로당 활성화 유공자에게 3년째 시상을 해오고 있다. 지회 상벌심사위원회서 봉사 많이 하고 모범적으로 경로당을 운영한 이를 엄격히 심사해 상·하반기 10명씩 선정해 1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대상은 개인, 경로당, 외부인도 될 수 있다. 예컨대 경로당 회장이 관리사무소장을 추천하며 사회단체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국회의원, 시·구 의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한다. 그분들이 경쟁적으로 지회 발전에 협조해주고 있어 깊이 감사드린다.”

정 지회장은 이어 “광주시와 북구청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이다. 노인회 행사에 기관장들이 빠짐없이 참석하는 게 당연시 돼 있다. 노인대학 입학식에 북구청장, 국회의원, 시·구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참석해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내부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지회 바로 옆에 공원이 있는 관계로 지회 화장실 오염이 심각하다. 구청의 장애인일자리를 받아 화장실 청소 문제를 해결했다. 일년에 70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르는데 직원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 전국 최초로 공익요원 1명을 지원 받았다. 아울러 자활근로자가 지회 식당에서 직원들의 점심식사도 거들고 있다.   

정 지회장은 “노인일자리와 재능나눔(570명) 등으로 한 달 1000여명이 찾는 지회에 커피와 혈압측정기를 비치해 누구나 이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 많은 경로당을 어떻게 관리하나.

“북구의 27개 동에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협의회가 경로당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협의회장을 지회의 부회장과 이사로 선임해 이 분들을 통해 연합회, 중앙회 소식을 전한다.”

정광영 광주 북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정 지회장 오른쪽이 류중현 사무국장.
정광영 광주 북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정 지회장 오른쪽이 류중현 사무국장.

경로당 프로그램 공급도 원활하다. 노래교실, 문화공연, 스마트폰 교육 등 35개 프로그램이 들어가고 있다. 특히 류중현 사무국장은 사비를 들여 농촌마을 경로당에 ‘보약 같은 웃음’ 프로그램 강사를 지원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지회장은 이와 관련 “문화기반 시설 취약지역 경로당에 개인 돈으로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있어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광영 지회장은 33년간 철도산업에 몸담은 ‘철도인’이다. 철도청 행정사무관(남광주역장)으로 퇴임했다. 이후 뜻 있는 이들과 봉사대를 조직해 학교 앞 교통정리, 눈치우기 등 지역 발전에 헌신해오다 2009년 용문경로당 회장직을 맡으면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철도청 근무 때 에피소드는.

“광주 여객계장 할 때의 일이다. 당시 수익이 낮아 고민하다 관광열차 운행을 생각해냈다. 가라오케 시설을 빌려다 기차 7량에 싣고 수학여행단, 계모임 등을 유치해 땅굴, 고수동굴 등지를 다녔다. 코레일기차여행의 효시인 셈이다. 사업성과가 좋아 국무총리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경로당 회장에서 바로 지회장이 됐는데.

“제가 살던 지역에 경로당이 없었다. 주민 200명의 진정서를 받아들고 시청, 구청, 시의회 예산심위위원장(이상동)을 찾아다니며 부탁한 끝에 경로당을 신설했다. 그곳 회장과 협의회 부회장을 5년간 겸하다 전임 지회장의 퇴임으로 지회장 선거를 치렀다.”

당시 6명의 후보가 나섰으나 막판에 모두 기권해 무투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정 지회장은 노인회에 들어가기 전부터 지회 발전에 기여했다. 시·구 의원들을 설득해 냉장고 15대, 선풍기 20대, 싱크대 15개를 경로당에 설치했고 경로당 4곳을 보수해주었다. 그런 일들이 쌓여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셈이다. 

정 지회장은 지난해 3월에 있은 선거에서도 무투표 당선됐다. 정 지회장은 “지난 4년간 제가 해온 일들을 (경로당)회장들이 보고 한 번 더 지회에 봉사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이라면.

“취임 이듬해 노인위안잔치를 크게 열었다. 노인의 날 즈음해 문흥동 청소년수련관 인조축구장에 1500여명을 초청해 점심대접하고 기념품도 드리고 가수들 공연도 보여드렸다. 이전까지 시에서 그렇게 규모가 큰 노인행사를 치른 적이 없어 다들 놀라워했다. 이후 2년마다 개최했다. 내년부터는 매년 할 계획이다.”

-재원은 어디서 마련했나.

“빈손으로 시작해 처음부터 발로 뛰었다. 사무국장이 고생 많이 했다. 국회의원이 소개해준 업체를 찾아가 부탁을 했고 적십자 밥차를 빌려 점심을 해결했다. 150여명의 적십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따듯한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다.”

정광영 북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할 숙원사업으로  ‘그라운드골프장 건립’을 꼽았다. “부지 확보가 가장 힘들고 인공잔디 조성 등 시설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사회 활동하는 노인은 건강도 유지하고 자존감도 높다는 관점에서 이 사업을 반드시 실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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