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불친절한 택시문화 바뀌어야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불친절한 택시문화 바뀌어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8.02 13:57
  • 호수 6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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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필자는 여름휴가 차 제주도를 방문했다. 공항에 내리자 마자 향한 곳은 택시정류장이었다. 추천을 받은 제주공항 인근 식당에 가서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길게 늘어선 행렬 중 제일 앞에 자리한 택시에 올라탄 후 식당 이름을 말했는데 기사는 잘 모르겠다면서 갓길에 세우더니 주소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식당에 도착한 후 필자에 입에서 다음 말이 툭 튀어나왔다.

“제주 택시 왜 이러나.”

해당 택시에 탄지 얼마 되지 않아서 ‘뚜뚜뚜’거리는 경고음이 들렸다. 혹시 문을 약하게 닫아서 나는 건가해서 기사님한테 “제가 문을 잘못 닫았나요”라고 물었는데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달리는 중이어서 잠시 멈춰달라고 해야 하나 생각하던 그때 기사님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는 데도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이 보였다. 식당은 ‘일주서로’에 위치해서 내비게이션에 ‘ㅇㅈㅅㄹ’만 입력하면 곧장 나오는데 ‘ㅇㅈ’만 입력한 후 한참을 찾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거여서 항의하기도 뭐해 그냥 택시비를 지불하고 내렸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은 신고할까 생각도 했지만 여행을 망칠 이유가 없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다소 황당한 기분으로 식당에 들어간 그때 필자의 눈에 들어온 곳은 제주의 유명 렌터카 업체에서 최근 새로 시작한 ‘차량 및 운전기사 호출서비스’였다. 최근 택시업계에서 크게 반발했던 ‘타다’와 비슷한 서비스로 제주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용법은 카카오택시와 비슷하고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 된다. 식사를 마친 후 앱을 설치해 차를 호출했다. 호출과 동시에 기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5분 뒤 도착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친절한 멘트에서부터 택시와 차이가 났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과 동시에 기사는 차에서 내려 짐을 친절히 옮겨줬다. 또 차에 탑승하자 역시 친절한 어투로 안전벨트 착용을 부탁하고 이동 시간 내내 승객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을 걸지도 않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요금 역시 택시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만약 이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택시업계는 고사될지도 모르겠다. 

이후에도 택시를 두 차례 더 타고 호출서비스는 한 차례 더 이용했다. 어이없게도 두 택시 기사 모두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채 훈계를 하기도 했고, 호출서비스 기사는 안전벨트 착용을 요청한 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제주택시 기사들 대부분은 승객을 위한다고 믿고 싶다. 그저 필자가 운이 없던 것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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