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속담·성어 10] 타산지석과 반면교사
[아하! 속담·성어 10] 타산지석과 반면교사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9.08.02 14:05
  • 호수 6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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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좋은 일을 본받을 땐 ‘타산지석’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는 반면교사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반면교사(反面敎師)는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다. 얼핏 비슷한 뜻이어서 혼동되기도 한다. 같은 뜻으로 알고 있기도 하고, 좋은 일을 본받는 데는 타산지석, 안 좋은 일일 경우에는 반면교사를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어떤게 맞을까.

타산지석은 시경(詩經) 소아편 학명(鶴鳴)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다른 산의 돌이라도(他山之石:타산지석) 이로써 옥을 갈 수 있네(可以攻玉:가이공옥)’라는 구절이 있다. 돌을 소인(小人)에, 옥을 군자(君子)에 비유한 것인데 군자도 수양과 학덕을 쌓는데 소인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는 뜻이다. 

다른 이의 하찮은 언행이나 자신과 상관없는 것이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어떤 사건이나 사례를 자신에게 도움이 되게끔 교훈으로 삼자는 뜻으로 통용됐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신조어인 ‘반면교사’가 등장하면서 ‘타산지석’을 대신해 사용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반면교사’는 중국의 마오쩌둥이 1957년 중국공산당 간부들 앞에서 제국주의자와 반동파, 수정주의자를 가리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데서 유래했다. 이후 안 좋은 사례에서 가르침을 받아 자신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타산지석’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신에게 좋게 교훈을 얻는 뜻으로 오랫동안 사용돼 오다가 ‘반면교사’가 등장하면서 일부 역할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주로 사례가 좋은 경우일 때면 “타산지석으로 삼자”, 부정적인 것일 때는 “나는 저렇게 안되야지” 라는 뜻으로 ‘반면교사’가 사용된다.

전남 해남 우수영과 진도 사이의 해역인 울돌목에서 과거 판옥선처럼 꾸민 선박이 포연이 가득한 가운데 명량해전 당시를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해남 우수영과 진도 사이의 해역인 울돌목에서 과거 판옥선처럼 꾸민 선박이 포연이 가득한 가운데 명량해전 당시를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일관계 여파로 ‘이순신 장군의 12척’이 화제가 됐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배로 왜적 133척을 물리친 것은 전쟁에 미리 대비한 유비무환의 정신과 철저한 현장탐방을 통해 지형지물과 조류 등을 연구해 전략에 활용한 결과다. 우리가 많은 분야에서 이순신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것을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한다면 적절하지 못하다. 단, 일본측에서는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겠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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