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 동림동삼익아파트경로당 탐방
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 동림동삼익아파트경로당 탐방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8.02 15:04
  • 호수 6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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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었던 경로당, 집보다 먼저 찾는 복지시설 변신
광주 북구 동림동삼익아파트경로당 회원들이 정광영 북구지회장(맨 왼쪽)이 보는 가운데 한궁연습을 하고 있다.
광주 북구 동림동삼익아파트경로당 회원들이 정광영 북구지회장(맨 왼쪽)이 보는 가운데 한궁연습을 하고 있다.

지회장기 한궁대회 휩쓸어… 합창단 등 문화활동도 활발
깔끔하고 활기 차… 정춘자 회장 “거점경로당 역할 다해”

[백세시대=오현주기자]“언니는 던지는 폼이 좋아요.”
7월 말 어느 날,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삼익아파트경로당(회장 정춘자). 20평 정도의 방에 10여명의 한궁 선수들이 모여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 중 한 선수가 6월에 개최한 지회장기한궁대회에서 개인상을 차지한 우정숙(71) 회원에게 하는 말이다. 이 경로당은 이 대회 종합우승도 수상했다. 

우정숙(71) 회원은 “한궁을 한 이후로 허리가 곧게 펴졌고 오십견도 사라졌다”며 “시간 나는대로 오후에 2시간씩 연습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 안될 때는 오기가 생겨 그 자리에서 4시간씩 던질 때도 있다”며 “핀을 자연스럽게 잡고 과녁에 집중한 채 어깨 힘으로 던진다”고 우승의 비결을 귀띔했다.

이 경로당의 그라운드골프, 합창단 활동도 눈에 띈다. 10명의 그라운드골프 선수들은 9월에 열리는 연합회장기그라운드골프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인근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합창단원들은 경로당 내에서 강사를 초빙해 화음을 맞춘다.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조영덕 경로당 감사는 “60대부터 80대까지 20명이 가요를 익힌다. 지난번 노인의 날 행사 때 합창경연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경로당은 23년 전, 1500여 세대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현재의 자리에 세워졌다. 회원 60명 전원이 여성이며 시로부터 거점경로당으로 선정됐다. 거점경로당은 면적과 회원 수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경로당은 60여평 규모에 방 3, 주방 1곳이 있다. 최고연장자는 98세의 김공례 어르신이며 90세 이상이 6명이다. 

정춘자 경로당 회장(오른쪽)이 최고령자 김공례 어르신(중앙)과 함께 기념 촬영했다. 왼편은 김정희 총무.
정춘자 경로당 회장(오른쪽)이 최고령자 김공례 어르신(중앙)과 함께 기념 촬영했다. 왼편은 김정희 총무.

정춘자(77) 회장은 2016년 회장으로 추대됐다. 과거 건설업을 잠시 했으며 광주시로부터 ‘장한 어버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주연합회와 북구지회 부회장으로 있다.  

정 회장은 “시에서 프로그램 강사  등 거점경로당에 특별히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최근에 공기청정기 2대를 설치해주었고 각 방마다 에어컨이 있어 폭염에도 시원하게 잘 지내 회원들이 시와 지회에 고마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설 좋은 어르신 쉼터는 아니었다. 회원들이 만족하기까지 정춘자 회장의 노고가 컸다. 취임 당시 경로당은 시설물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방이었다. 특히 방이 냉골이어서 노인들이 불편해 했다. 

정 회장은 “시에 계속 요청해 집기들을 구비했고, 리모델링 비용 2000만원으로 바닥공사를 해 새집처럼 난방이 잘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로당이 안락해지자 회원들이 집보다는 경로당을 더 찾는 현상이 생겼다. 김정희 경로당 총무는 “오전 9시 문 열고 오후 6시 문 닫는데 회원들이 경로당에 오래 머물기를 원해 한 시간씩 일찍 열고 늦게 닫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경로당 활성화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실버요가, 치매예방, 웃음치료, 생활체조, 노래교실을 같이 하면서 회원 간 친목 도모와 화합이 이루어진다. 지난 2월에 는 광주시장, 북구청장, 오병채 광주연합회장 등이 경로당을 방문해 회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술·담배와 거리가 먼 여성 회원들만의 공간이어서 그런지 깔끔하고 활기에 찼다. 정 회장에게 ‘여성만 회원 자격이 있느냐’고 묻자 “원래 연세가 많은 남성 회원 세 분이 계셨지만 많은 여성 회원들 속에서 적응을 못하고 떠났다”며 “남자들을 일부러 막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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