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소리 전달하는 ‘중이’에 염증… 방치 땐 난청·이명 불러
중이염, 소리 전달하는 ‘중이’에 염증… 방치 땐 난청·이명 불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8.02 15:45
  • 호수 6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귓속에 바이러스 침투하거나 물 고여 발생… 감기‧알레르기 등이 원인
급성중이염은 약물로 치료 가능… 고막천공 등 만성환자는 수술 필요

[백세시대=이수연기자] 평택에 사는 김순자 씨(67)는 폭염이 지속되던 어느 날 에어컨을 켜고 잠들었다가 감기에 걸렸다. 평소처럼 약 먹고 쉬면 나아진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지 않고 감기약만 복용했는데, 어느 날부터 귀에 통증이 생기고,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었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급성 중이염 진단을 받아 치료하고 있다. 

중이염은 사람의 귀 중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사람의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구분된다. 중이는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있는 귀의 내부 공간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중이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고막에 구멍이 생기거나 진물이나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온다. 

발병 시기에 따라 갑자기 염증이 생기면 급성 중이염, 중이염이 2~3개월 정도 지속되면 만성 중이염으로 분류된다. 

또 귀에 생기는 염증의 종류에 따라 화농성 중이염, 장액성(삼출성) 중이염으로 나눈다. 화농성 중이염은 고막에 구멍이 나 있는 상태에서 중이와 유양돌기(귀 뒤쪽의 공기주머니)에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고름과 진물이 생기는 단계다. 별다른 통증 없이 귀에서 고름이나 진물이 나며 지속될 경우 청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장액성(삼출성) 중이염은 대개 급성 중이염을 앓고 난 후 중이강에 고인 삼출액(염증성 액체)이 그대로 남게 되어 발생되는 질환이다. 난청이나 자신의 음성이 크게 들리는 ‘자성강청’이 나타난다. 

사진 왼쪽처럼 이관의 기능이 저하되면 점막이 부으면서 이관이 막히고, 삼출액(염증성 액체)이 고이면서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관은 귓속과 목구멍을 이어주는 관이다.
사진 왼쪽처럼 이관의 기능이 저하되면 점막이 부으면서 이관이 막히고, 삼출액(염증성 액체)이 고이면서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관은 귓속과 목구멍을 이어주는 관이다.

◇귓속 막힌 느낌 들고 통증 느껴지면 병원 찾아야

중이염은 ‘이관’의 기능이 감기나 알레르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저하되었을 때 발생된다. 이관은 귓속과 목구멍을 이어주는 관으로 평소에는 막혀 있지만, 음식을 먹을 때나 하품을 할 때 한 번씩 열려 귓속의 기압을 바깥 공기와 맞춰주고, 목에서 나쁜 물질이 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며, 귀에 생긴 분비물을 목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관의 기능이 저하되면 귓속으로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범해 염증이 생기거나 귓속에 물이 고이게 되면서 중이염이 발생된다. 이밖에도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간접 흡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중이염은 귓속이 막힌 느낌이 들거나 액체가 움직이는 느낌, 압박감 등의 통증이 나타난다. 만약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 귀에 통증이 생긴다면 급성 중이염이 걸렸을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통증은 눈까지 이어질 수 있고, 39도 전후의 고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열이 지속되다가 피가 섞인 고름이나 노란 고름이 흐르기도 한다. 또 난청과 이명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 두통이나 어지럼증,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중이염은 고막에 손상이 생겨 구멍이 뚫리는 고막 천공이나 중이에서 고름이 나오는 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또 귀가 들리지 않는 난청이나 이명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형종 교수는 “중이는 뇌와 맞닿아 있어 두통이나 뇌막염이 올 수 있다”며 “중이 주변으로 안면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입이 돌아가거나 눈이 감기지 않는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이염 만성되면 수술 고려해야

급성 중이염은 보통 2주 이상 약물을 복용해 치료한다. 그러나 재발이 흔하므로 치료 받고 일정 기간 지난 뒤에도 검사가 필요하다. 급성 중이염 가운데 10% 정도가 만성중이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후 조치가 필요하다. 

만약 중이염이 지속되어 장기적인 약물치료를 하게 될 때는 내과적인 치료와 수술이 필요하다. 내과적 치료는 수술 치료를 시행하기 전 실시하는 보존적인 요법이다. 우선 귓속 고름을 제거한 후 점막을 건조시키고,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와 중이강을 깨끗이 소독하는 치료 방법으로 수술이 위험한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3~4개월 이상 중이염이 지속되고, 청력이 떨어지거나 고막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염증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환기튜브 유치술은 고막에 작은 구멍을 낸 후 환기관이라는 관을 넣어 공기가 통하게 하고 염증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막에 위치한 환기튜브는 6개월~1년 사이에 고막의 재생 과정을 통해 점차 고막 밖으로 밀려나와 빠지게 되는데, 튜브가 끼어있는 동안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환기관이 빠지기 전에는 목욕이나 수영할 때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세균이 고막 안쪽에 침범하면서 귀에서 고름이 나올 때는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또 만성 염증이 존재하는 유양돌기 뼈를 제거하는 유양돌기 절제술과 중이 내부를 정리하고 고막을 새로 만들어주는 고실 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은 3~4시간 정도 소요되고, 수술 후 수개월 간 통원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염증 때문에 청력이 손상된 경우에는 한 번의 수술로 청력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염증이 심하면 염증을 깨끗이 제거하는 수술 후 2차 수술을 통해 청력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