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선풍기 바람 얼굴에 바로 쐬면 눈 뻑뻑해져요”
안구건조증 “선풍기 바람 얼굴에 바로 쐬면 눈 뻑뻑해져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8.09 16:00
  • 호수 6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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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뻑뻑하고 시린 안구건조증… 에어컨 과하게 사용 땐 악화될 수 있어
방부제 함유된 인공눈물 하루 4회 이하 점안… 겔‧연고는 취침 전 사용

[백세시대=이수연기자]서울 은평구에 사는 서모 어르신(76)은 저녁이 되면 눈이 따갑고 뻑뻑한 증상 때문에 좋아하는 TV 시청도 어려울 지경이다. 눈이 조금 뻑뻑한 증상은 일상적이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눈에 꼭 비눗물이 들어간 것처럼 따끔거리고, 밤이 되면 눈꺼풀이 무겁고 머리가 아파 잠들기 힘든 증상도 동반되었다. 처음에는 노화 현상이려니 생각했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혹시라도 다른 병이 동반된 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마침 아는 사람의 조언을 듣고 병원을 찾은 서 어르신은 안구건조증 진단을 받았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해 생기는 질환이다. 눈의 윤활제인 눈물이 마르거나 흐르지 않게 되면 안구 표면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시리거나 이물감 같은 자극 증상을 느끼게 된다. 

눈물은 눈 속 이물질을 씻어내고 산소를 공급해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건조한 증상이 심해져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 각막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건조증 만성되면 염증 발생할 수도  

안구건조증은 다양한 이유로 나타난다. 일시적인 안구건조증은 수면 시간이 부족하거나 피로가 쌓여 나타나기도 하고,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이나 에어컨‧선풍기 바람 등이 증상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또 노화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심화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눈물샘에서 나오는 눈물의 양이 줄어들어 안구를 보호하는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을지대병원 안과 이수나 교수는 “충혈, 통증, 눈부심 등의 증상을 보이는 다른 안과질환과 비슷해 잘못된 진단을 받기도 한다”며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눈물 분비에 관한 검사와 눈물 표면 형태에 대한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안구건조증은 눈이 뻑뻑하고 시린 느낌이 들고, 눈을 깜빡일 때 이물감이 드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안구건조증이 만성화되면 눈 표면에 상처가 생겨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한다. 또 실제로 시력이 저하되기도 하고, 심한 경우 눈 주변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눈이 건조한 상태에서 자극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나오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쐴 때에 눈물이 줄줄 흐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눈꺼풀이 무거워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들고, 자고 일어났을 때 가늘고 끈적끈적한 눈곱이 끼는 경우도 있다.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통해 평소 눈물 고임 정도를 측정한다. 눈물분비량 검사는 5분 정도 눈에 종이를 끼우고 있는 동안 종이를 적시는 눈물양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밖에도 환자 상태에 따라 눈물막안정성 검사와 염색약물 투여 안구 검사 등을 실시한다. 그림=대한의학회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통해 평소 눈물 고임 정도를 측정한다. 눈물분비량 검사는 5분 정도 눈에 종이를 끼우고 있는 동안 종이를 적시는 눈물양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밖에도 환자 상태에 따라 눈물막안정성 검사와 염색약물 투여 안구 검사 등을 실시한다. 그림=대한의학회

◇의사 처방에 맞는 안약 투여해야 개선

다른 질환이나 염증이 없는 경우 안구건조증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 방법은 인공 눈물 점안이다. 인공눈물은 점안액이나 연고타입, 겔타입으로 나뉜다. 가장 대중적이고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1회용 인공눈물인 점안액으로, 간편하고 효과가 즉시 나타나기 때문에 건조할 때 수시로 넣어주면 된다. 

다만, 방부제가 들어가 있는 제품은 1일 4회 이하로 점안하는 것이 좋고, 4회 이상 사용하거나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인공눈물을 쓰는 경우는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방부제가 없는 제품은 개봉 후 하루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겔 타입이나 연고 타입 인공눈물은 점안이 번거롭고 시야가 뿌옇게 보여 대개 취침 전에 사용한다.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인공눈물이 안구에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도록 각종 고분자 물질을 첨가시키기 때문인데, 고분자 물질이 클수록 시야가 흐려지는 정도도 심하게 나타난다. 만약 각막의 눈물층이 손상되었거나 염증이 생겼을 경우에는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한다.

각막을 덮고 있는 눈물막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눈물층은 검은 눈동자인 각막 쪽에서부터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나뉘게 되는데, 손상 정도에 따라 각 층의 부족성분을 보충해주는 안약을 점안할 수 있다. 

안구의 염증이 주된 원인일 경우에는 항염증 치료제로 염증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이밖에도 눈물 생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눈물 분비 촉진제를 사용해 점액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손상된 결막을 개선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안과 김재영 교수는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해서는 눈물층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성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안약이나 생리식염수 등을 반복해서 장기간 사용할 때는 눈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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