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옥 대한노인회 강원 삼척시지회장 “갈등 극복 후 화합이 잘 되는 경로당 보게 되면 큰 보람”
박재옥 대한노인회 강원 삼척시지회장 “갈등 극복 후 화합이 잘 되는 경로당 보게 되면 큰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8.16 13:31
  • 호수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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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분회장 활동비 등 마련…시장·시의회 고마워
경로당 준공식에 내놓은 사비, 종자돈 돼 지금도 경로당 관광 다녀 기뻐
박재옥 지회장이 자신의 서예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이 성실하면 신명은 반드시 이에 응한다’는 의미이다.
박재옥 지회장이 자신의 서예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이 성실하면 신명은 반드시 이에 응한다’는 의미이다.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박재옥(76) 대한노인회 강원 삼척시지회장은 일복도 많지만 그만큼 추진력도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2018년 3월 취임하자 바로 두 개의 노인대회를 주관했다. 하나는 7월에 열린 제11회 폐광지역 어르신한마음다짐대회로서 강원랜드의 후원을 받아 삼척시·태백시·정선군·영월군 등 4개 지회가 번갈아 주최해오는 축제한마당이다. 마침 작년이 삼척시지회 차례였다. 이 대회에 550여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여해 공구르기, 풍선기둥세우기 등 다양한 게임을 즐겼다.  

박 지회장은 “두 번째는 강원연합회 18개 시·군 지회, 1600여명이 참여해 이틀 동안 진행하는 강원어르신한마당축제로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큰 대회를 치르고 나자 지회의 위상도 높아졌고 개인적으로 능력 평가와 함께 지회 운영에 자신감도 붙었다”고 말했다.

8월 초, 삼척시 중앙시장에 위치한 지회에서 박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 소신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큰 대회들을 차질 없이 치렀다.

“수년째 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많은 인원의 먹고 자는 문제와 대회 운영 등 염려가 컸다. 회원 1300여명을 둔 성균관유도회 삼척지부 회장을 맡아하면서 크고 작은 행사를 유치한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

-삼척시를 소개해 달라.

“과거 삼척군이었던 시절 면적, 인구 등 전국에서 제일 큰 도시였다. 인구 30만명에 경찰서가 장성, 삼척 등 두 곳이나 있었고 읍도 가장 많았다. 시대가 변하면서 태백과 동해가 시로 분리돼 나가 지금은 활기차고 볼거리가 많은 관광도시로 변모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삼척시지회는 12개 읍·면 분회, 236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5000여명이다. 산과 바다, 계곡을 두루 갖춰 노인들이 노후를 보내기에 최적의 도시라고 한다. 

-지회장 취임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그간 가장 주력한 부분은.

“처음 왔을 때 ‘잘못 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복합한 일들이 많았다. 30여개 경로당이 회장의 독단·비정상적인 운영과 운영비 문제 등으로 회원과 회장 간 갈등의 골이 깊었다.”

전임 지회장이 병원치료를 받다 2년여 만에 작고하는 바람에 지회 운영이 정상적이지 못한 결과였다고 한다. 

-해결 방법은.

“서로 다른 입장을 다 들어보고 문제가 된 부분을 같이 조율해나가자 잘 되더라.”

-말처럼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 노인들이 고집이 세고 남 얘기를 잘 듣지 않는 면이 있다. 서로 다투면 노인회만 손해이고 아랫사람들에게 존경도 받지 못한다고 설득을 했다. 노인회장이 무슨 감투나 되는가. 사심을 버리고 조직에 봉사한다는 생각을 갖고 회원들 의견 들어 다수가결에 따르면 잡음이 생길 수가 없다. 이제는 경로당 갈등이 사라졌고 지회도 정상 운영된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지회장 선거하면서 전체 경로당을 다 방문했다. 반짝반짝 빛날 정도로 경로당이 다 좋다. 안마의자, 공기청정기, 한궁 등 건강·편의시설을 다 갖췄다. 시에서 일년에 3억원의 예산으로 고장 난 물품을 수리해주거나 새 제품으로 교체해준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가 나오나.

“제가 와서 지회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기 위해 김양호 삼척시장을 비롯 이철규 국회의원, 이정훈 시의회 의장과 시 의원들을 여러 차례 접촉한 결과 조례 제정의 성과를 얻었다. 그에 따라 분회장 활동비(월 15만원)를 두 차례 받았으나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의해 지금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시와 협조가 잘 되는가 보다.

“삼척시지회가 내세울만한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시와 지회와의 연결고리가 잘 돼 있다는 점이다. 시에서 노인회 복지후생을 전적으로 도와주고 있고 우리도 시에 협조할 건 한다. 상세한 부분이 타 지회에 알려지면 곤란해져 밝히기 곤란하다(웃음).”

박재옥 삼척시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 끝이 이영목 사무국장.
박재옥 삼척시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 끝이 이영목 사무국장.

-많은 경로당을 어떻게 관리하나.

“지난 6월말에 경로당 정산을 했다. 그게 무슨 의미냐하면 전체 경로당의 운영 실태, 문제점 등을 다 조사했다는 뜻이다. 나중에 경로당회장 간담회 자리에서 문제 부분을 잘못된 사례로 소개하면 당사자들은 속으로 뜨끔할 것이고 잘못을 고치게 될 것이다.”

-임기 중 보람된 순간은.

“노인대학, 노인대학원, 실버합창단을 매주 1회, 9개월간 운영했다. 경로당 프로그램 활성화가 잘되는 40여개의 경로당 회원들이 주 2회 이상 땀과 열정을 쏟는 모습을 보면 지회장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문제 지역을 찾아가 해결하고 이후로 화합이 잘 되는 걸 볼 때도 보람을 느낀다.”

박 지회장은 이어 “노인들이 ‘아, 내가 오늘날까지 사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살아가는 과정이 재밌고 즐겁게 만드는 게 노인회장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박재옥 지회장은 근덕면 이장(10년), 근덕농협 이사(9년), 성균관유도회 삼척지부 회장을 지냈다. 경로당 회장, 남양동 분회장을 거쳐 2018년 3월, 제8대 지회장에 취임했다. 

박 지회장은 젊은 시절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댔다. 동두천 미군부대 용역, 주택건설 분양, 의류제조업 등에 손을 댔다. 고향인 삼척으로 내려와 토목공사를 했고 삼척군에서 최초로 한우 다수를 사육했으며 30여년간 택시운송사업도 경영했다.

-노인회와 인연은.

“남양동 5·6·7, 3개동 통합경로당이 생기면서 회장을 맡았다. 일개 경로당 준공식에 시장, 시의장, 시의원, 국회의원, 도의원 등 지역인사 450여명의 하객을 접대하는 등 사상 최대의 행사를 치루기도 했다. 그날 사비와 찬조금 등 530여만원이 모아졌고 지금도 경로당에서는 그 돈으로 매년 관광하고 그런다.”

-성균관유도회 경력이 지회장 선거에도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삼척의 향교 역사가 600년이 넘는다. 향교 장의를 거쳐 유도회 지부회장을 할 때 사비(300만원)와 시 보조금 7000만원으로 고장의 유교 역사를 기록한 유림기적비를 봉황산 자락에 건립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고 있다. 지부회장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 2000만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일들을 지역에서 다 보았기 때문에 도움이 안됐다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회 회관 마련이다. 현재 건물은 50년 가까이 돼 낡고 비좁다. 일자리사업 교육을 몇 차례씩 나눠 해야 할 정도이다. 강원도 내 다른 지회 사진과 용도 등을 조사해 시장을 찾아가 간곡히 부탁해 (시장의)임기 내에 꼭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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