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늙은 집
[디카시 산책] 늙은 집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9.08.16 13:47
  • 호수 6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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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집

낡아가면서 선명해지는 건

추억뿐이다

처음으로 돌아가듯이


나이가 들어가면 과거의 기억들이 더 또렷해진다고 한다. 현재에 가까운 기억들은 까마득히 잊어도 오래 전 각인된 시간이나 그때의 일들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좋은 기억은 생활에 긍정적이 힘이 되지만 아프고 나쁜 기억이 계속해서 소환된다는 것은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또 그런 시간이나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개개인마다 다 달라서 추억이라 부를 만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행복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소환할 수 있는 시간들이 가급적이면 기분 좋은 기억을 데리고 올 수 있었으면 싶다. 예측할 수 없는 시간을 온 몸으로 뚫고 나가야 하는 두려운 우리들의 시간이 늘 기분 좋은 기억들로 가득 채워지길 바래본다. 이 폭염 속에서.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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