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5개 이상 약 복용하는 노인, 사망 위험 25% 높아"
건보공단,"5개 이상 약 복용하는 노인, 사망 위험 25% 높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9.08.2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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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약물 복용자 약물 처방현황과 예후' 연구결과 발표
약물 개수 늘어날수록 사망·입원 위험 높아져
‘부적절 처방’도 47%나 돼… 당국, 복약지원에 더 적극 나서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5개 이상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은 2개 이하로 처방받은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25%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은 경우, 노인이 피해야 할 약물이 처방되는 ‘부적절 처방률’이 47%나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 2012년 현재 65세 이상이고 1년 동안 약물 처방이 270일 이상이며 입원하지 않은 300만7620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월 20일 밝혔다. 

고령인구가 급증하고 만성질환·복합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커졌는데, 이번에 그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다제약물’은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가 여러 종류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을 말한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내과 장태익 교수팀은 먼저 5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이하 ‘다제약물 그룹’)의 현황을 파악하고,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제약물 그룹은 조사 대상자 중 46.6%로 절반 가까이 됐다.

다제약물 그룹은 2개 이하로 처방받은 사람들보다 입원은 18% 높고, 사망위험은 25% 더 높았다. 다제약물 그룹 중에서도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사망위험이 더 높아져, 11개 이상 복용한 그룹은 2개 이하 복용그룹보다 입원이 45%, 사망위험은 54%나 더 올라갔다.

건보공단은 이러한 다제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물이용 지원 시범사업은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공단 직원이 어르신 집을 방문하여 약물이용 상태와 부작용 등을 점검하고, 3개월간 복약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공단은 지난해보다 만성질환 범위를 13개 질환으로 확대하고 상담 서비스 대상자를 3000명으로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노인환자에서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한 약물사용의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공단은 앞으로도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공단의 시범사업만으로는 복약지도와 상담이 필요한 노인들의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범사업의 경우,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 기준에 해당되는 사람만 지난해 95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보건당국의 더 적극적인 복약지도 대책 마련과 의료기관 간의 중복투약 방지를 위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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