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르신 개인맞춤형 ‘치매예방’ 운동교실 “내 몸에 꼭 맞는 치매예방운동 할 맛 나요”
서울시, 어르신 개인맞춤형 ‘치매예방’ 운동교실 “내 몸에 꼭 맞는 치매예방운동 할 맛 나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8.23 13:15
  • 호수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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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측정, 혈액 검사 등 바탕으로 개인별 근력‧민첩성‧균형유지 훈련
20명 내외 소그룹으로 12주 프로그램… 차의과대학서 전문강사 파견
서울시가 어르신 1000명을 대상으로 개인맞춤형 치매예방 운동교실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손가락 번갈아 펴기를 하며 몸풀기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 	사진=조준우 기자
서울시가 어르신 1000명을 대상으로 개인맞춤형 치매예방 운동교실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손가락 번갈아 펴기를 하며 몸풀기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 사진=조준우 기자

[백세시대=배성호기자]“먼저 오른손은 사진을 찍을 때처럼 ‘브이’(v)를 해주시고, 왼손은 ‘가위’를 내듯 엄지와 검지를 편 다음 턱에 대주세요.”

지난 8월 21일 서울 노원구 비선아파트경로당에서는 치매예방 운동교실이 열렸다. 퍼스널 트레이닝(일대일 맞춤운동, PT)을 전공한 강사의 지시에 맞춰 어르신들은 왼손과 오른손의 동작을 번갈아 바꾸는 몸풀기 훈련을 했다. 단순한 동작이지만 젊은 사람들도 집중하지 않으면 실수하는 동작이었다. 운동교실 참여 어르신들도 처음에는 쩔쩔 맸다. 하지만 강사의 친절한 지도에 실수를 점점 줄여나갔고 느리지만 정확하게 해나갔다. 허인옥 어르신은 “서툰 동작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바로 잡아줘서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차의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손잡고 ‘치매예방 운동교실’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단순히 강사를 파견해 체조를 시키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현재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맞춤형으로 운동을 처방해 그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치매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치매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에 착안해 이번 사업을 준비했다. 어르신 1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 지도에 그치지 않고 사전‧사후 검사를 통해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분석한다는 점에서 기존 운동교실과 차별화 된다. 

운동 전 평형성 테스트를 받는 어르신.
운동 전 평형성 테스트를 받는 어르신.

프로그램은 차의과대학교에서 강사를 파견하고 노원구 치매안심센터 등이 경로당‧노인복지관 등 23개소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8월부터 10월까지 12주간 진행되는 운동교실은 먼저 종합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노원구 치매안심센터의 경우 2회에 걸쳐 인체 성분을 분석하는 인바디 검사와 악력 테스트 등을 통한 근력 및 유연성  검사를 실시했다. 또 평형성 검사와 혈압, 혈액검사를 통해 몸을 꼼꼼히 살폈다. 여기에 치매 검사까지 진행해 참여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이후 측정된 건강상태와 체력 수준을 바탕으로 대상자별로 맞춤형 운동 강도를 설정한 뒤 20명 내외로 소그룹을 결성해 주 2~3회, 1회 1시간 이내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운동은 크게 힘, 민첩성, 균형제어 등을 높이는 훈련으로 구성됐다. 근력은 충분하나 민첩성과 균형제어가 떨어지는 어르신들은 이 두 가지 기능을 강화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반대로 민첩성과 균형제어는 평균 이상이지만 근력이 떨어지는 어르신은 이를 높이는 운동을 진행하는 식이다.

또 어르신들이 고강도 운동을 소화하기 힘들고 가정에 운동기구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누구나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훈련으로 편성했다. 가령 근력을 높이는 훈련에는 팔굽혀 펴기(상체), 공들고 앉았다 일어서기(하체), 큰 동작 제자리 뛰기(전신) 등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어르신들의 반응도 좋다. 정확한 동작을 알려주고 몸이 변하는 상태에 따라 강도를 서서히 높여나가 운동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실제 비선아파트에서 진행된 운동교실에서도 처음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어르신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동작을 배우고 싶어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동적인 신체활동을 가미한 인지강화 프로그램과 영양 및 식단 관리, 수면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습관 관리 서비스도 병행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치매위험 요인 변화에 대한 사전·사후 측정 결과를 비교·분석하고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각 권역 센터에서 무작위로 10~15명을 선정해 생활습관 유지 여부 및 치매 위험요인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효과가 명확히 나타날 경우엔 사회복지관이나 타 치매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로 제작·보급해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개인별 연령대와 체력상태에 따라 적용 가능한 운동프로그램 매뉴얼과 운동 영상물을 만들어 올바른 치매예방 운동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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