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웃음의 힘
[백세시대 / 기고] 웃음의 힘
  • 정용쇠 서울 은평구
  • 승인 2019.08.23 13:48
  • 호수 6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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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갤럽사가 지난 2014년 143개국을 대상으로 ‘감정에 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중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나라의 순위를 살펴보니 1위 파라과이, 2위 콜럼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이 상위권을 석권했다. 미국은 25위, 독일은 34위, 중국은 45위, 일본은 83위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몇 순위였을까. 143개국 가운데 121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흔히 가난하면 불행하다는 말이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중남미 국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원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웃음일 것이다. 

인생의 천국을 만들고 싶다면 무조건 웃으라고 했다. 웃는 데는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고 돈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 효과는 엄청나다. 이로 인해 웃음은 인생을 승리한 사람들의 고유 상표라는 말도 있다.

필자 역시 스마일 상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웃는 순간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 여기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수(米壽)에 가까워지면서 이 믿음은 점점 더 확고해 지고 있다.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웃음보다 좋은 것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부터 웃기 시작했을까?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해 발간한 ‘유머니즘’에서 웃음의 기원을 유추해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웃음은 생존에 필요한 심리적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가령 맹수의 습격에 늘 노출된 원시인들은 뭔가 꿈틀거려서 사자나 호랑이일까 불안해하다 알고 보니 사슴이었을 때 가장 많이 웃었다고 한다. 또 가게 안에서 점원이 웃고 있으면 범죄자들이 섣불리 범죄를 시도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웃음이 꼭 행복하고 좋은 상황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기쁨의 웃음도 있지만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웃음도 있다. 

프랑스의 신경생리학자 기욤 뒤센은 얼굴의 감각을 잃은 사람을 대상으로 전기 자극 실험을 했다. 그는 입 주위 근육만 사용해 입꼬리만 올라가는 웃음을 사교 웃음(인위적 웃음), 눈 주위 근육까지 사용하여 입과 함께 웃는 웃음을 뒤센 웃음(진짜 웃음) 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 것이 좋다. 미국 웨인주립대학 어니스트 아벨 교수가 1950년 이전에 데뷔한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230명의 사진을 세 그룹으로 분류해 평균 수명을 조사했다. 무표정한 선수들, 입가에 약간의 미소만 짓는 선수들, 뒤센 웃음을 짓는 선수들로 나눠서 말이다. 그 결과 각각 평균 72.9세, 75세, 79.9세까지 살았다. 그렇다. 건강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무조건 웃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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