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신이 내리는 네 가지 판결
[137]신이 내리는 네 가지 판결
  • 글‧그림=김성환
  • 승인 2019.08.23 14:00
  • 호수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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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우의 유식한 잡학 왜?

중세 유럽의 재판소에선 송사사건의 합리적 증명이 어려울 때엔 초자연적인 힘에 호소했다. 이는 신(神)의 판정을 받는 의식과 함께 물리적 시험을 하는 것으로 시죄법(試罪法)이라고도 불렀는데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열탕 신판으로 혐의자나 피고의 손을 열탕 속에 넣어 그 화상의 정도를 보고 판정을 내리는 법이다. 둘째 열철 신판으로 달궈진 철봉이나 철판 위를 걷게 한 후 화상의 유무를 보고 판정하는 법이며, 셋째 냉수 신판은 물속에 사람을 집어넣어 물 위에 뜨면 유죄, 가라앉으면 무죄가 된다. 넷째는  결투재판으로 법정에서 양쪽이 결투용 무기로 싸워 이기는 자를 옳다고 판정하는 법이다. 
앞의 세 번째까지는 혐의자나 피고가 일방적으로 시죄를 하는 것인데 비해 네 번째 결투의 경우는 주체적 자기 실력을 걸고 증명시키는 것이니 이른바 신과 같은 초자연적 힘이 작용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앞의 세 가지는 신판으로 볼 수 있어도 ‘결투재판’은 자력 구제의 요소가 강하므로 순수한 신판으로 보긴 어려운데 당시엔 신판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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