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와우 이 경로당 23]세종시 첫마을7단지경로당…마을 봉사에도 앞장서는 펜션같은 경로당
[백세시대 / 와우 이 경로당 23]세종시 첫마을7단지경로당…마을 봉사에도 앞장서는 펜션같은 경로당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9.08.23 14:06
  • 호수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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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텃밭 가꾸기로 가고싶은 경로당 조성… 회원수 2배로 늘어
봉숭아 심어 꽃물들이기 행사… 우산수리, 환경정화 등 봉사 활발
첫마을7단지경로당 어르신들은 매주 목요일을 환경정화의 날로 정해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4년째 펼치고 있다.
첫마을7단지경로당 어르신들은 매주 목요일을 환경정화의 날로 정해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4년째 펼치고 있다.

[백세시대=김순근기자]경로당 앞에는 작은 나무들이 무성하고 20여평의 텃밭에는 고추, 가지, 쪽파, 근대 등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다. 1320세대 대단지 아파트내 경로당이라기 보다 조용한 숲속 쉼터 느낌이다. 

세종특별자치시지회 첫마을7단지경로당. 경로당 앞 나무들은 주민들이 이사가면서 버린 나무들을 살려서 조경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수진 경로당 회장이 버려진 나무들이 말라 죽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나무들로 경로당 입구를 호텔로비처럼 꾸며보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이로 인해 경로당 안팎에 60여개의 각종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경로당이 펜션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로당 앞에 텃밭이 있어 전원분위기를 더한다. 회원들은 함께 가꾼 20여평의 텃밭에서 수확한 무공해 채소들로 건강하고 맛있는 점심 밥상을 차리니 경로당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화합과 단합은 저절로 됐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게 이뤄진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7단지경로당에서 통했다.  

◇행복한 쉼터 되면서 주변위한 봉사에 눈길

2013년 20명의 회원으로 문을 연 이 곳은 할머니 경로당(회장 이순자), 할아버지 경로당(회장 이수진)으로 나눠져 있지만 한가족처럼 지내며 모든 행사는 함께 한다. 단체티도 만들어 단합과 화합을 과시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노래교실은 경로당의 행복한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70대에서 90대까지 4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는데, 보는 사람들이 절로 신이 날 정도로 즐겁게 합창을 하고 춤도 춘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힐링하는 시간으로 여겨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경로당이 이처럼 행복한 쉼터로 자리잡으면서 넉넉해진 인심은 베풂으로 이어졌다.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주변 도로변 쓰레기까지 청소하는 환경정화활동을 4년째 하고 있다.

이같은 봉사는 주민들에게 경로당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고 경로당 관련 일에 주민들의 적극 지지를 받고 있다. 경로당 앞 공터를 텃밭으로 가꿀수 있던 것도 주민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 

지금은 꽃이 졌지만 지난 6월에는 경로당 주변으로 울긋불긋 봉숭아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뤘다. 어르신들은 직접 심은 봉숭아꽃으로 단지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손톱 물들이기 행사를 열었다. 어르신들도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서로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주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3세대가 모두 좋아해 매년 봉숭아꽃 물들이기 행사를 할 계획이다.

버스정류장에 비치된 우산꽂이함.
버스정류장에 비치된 우산꽂이함.

◇4년간 버려진 우산 900여개 수리해  ‘무료대여 봉사’  

조용히 봉사활동을 하는 회원들도 많다. 숲속마을 7단지앞 버스정류소 한켠에 우산이 꽂혀있는 작은 통이 있다. 갑자기 비가 올 때 우산없이 버스에서 내릴 누군가를 위한 것으로 이상면 경로당 총무(82)가 버려진 우산을 고쳐  놓아둔 것이다. 

이상면 어르신은 4년전 단지내 재활용품 담당직원이 버려진 우산 처리에 애를 먹는 것을 보고 수리를 결심했다. 젊었을 적 우산 수리하는 것을 본적이 있어 시험삼아 해본 뒤로 자신감이 생겼다. 이때부터 버려진 우산 수리를 시작했다. 지난 4년간 고쳐 비치한 우산만 900여개에 이른다.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싶다”는 이상면 어르신의 조용한 봉사는 오늘도 숲속마을7단지 경로당 한켠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3년 문을 열 당시 20여명에 불과하던 회원은 지금 58명으로 두배이상 늘어났다. 4년전 회장을 맡은 이수진 회장은 최근 재임이 결정됐다, 지난 4년간 경로당의 변화를 이끈 이수진 회장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장영 세종시지회장은 “환경정화와 착한 우산수리 봉사 등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는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봉사의 마음이 널리 전해지길 바란다”며 “이런 어르신들의 선한 봉사가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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