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 “상처 후 눈물로 지새던 홀몸 어르신, 공치며 웃음 찾아”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 “상처 후 눈물로 지새던 홀몸 어르신, 공치며 웃음 찾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8.23 14:22
  • 호수 6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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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간 노인 600여명에게 파크골프 보급
대구 달성군 강창구장에서 한 달 두 번 강습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의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의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

[백세시대=오현주기자]두 손을 붙여서 클럽을 쥐고 다리는 어깨 넓이로 벌리고 머리는 들지 마세요.” 

2019년 8월 말, 대구 달성군 매곡리 강창구장.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의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의 김영숙 코치(64·달서구 두류동)가 이렇게 말했다. 김 코치는 이날 홀몸 어르신에게 파크골프의 기본자세와 요령 등을 가르쳤다.   

김 코치는 “어르신들은 파크골프채인 ‘클럽’을 쥐어보라고 하면 마치 닭을 잡듯 두 손을 멀리 떼어 잡는다”며 “손과 다리 위치, 시선 처리, 공을 멀리 보내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한 달에 두 번 이곳에서 홀몸어르신과 노인들에게 파크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파크골프는 1984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노인 스포츠의 하나로 하와이·중국·미주 등지에서 많이 즐긴다. 나무로 된 채를 이용해 나무로 만든 공을 쳐 잔디 위 홀에 넣는 운동이다.    

대구연합회 노인자원봉사센터는 총 108개 자원봉사클럽을 운영 중이며 이 클럽은 그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펴는 클럽 중 하나다. 대구연합회 사무처장을 지낸 허윤범 대구파크골프시니어연맹 회장(현 대구연합회 감사)이 김영숙 코치와 함께 2017년 3월, 16명의 회원으로 클럽을 출범시켰다. 현재 회원은 약 40명. 회원 대부분이 김 코치로부터 파크골프를 배웠다고 한다. 

김영숙 코치는 당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노인회에 나가 민요, 풍물 등을 배워 요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러던 중 허 회장의 제의를 받고 참여하게 된 것이다. 김 코치는 파크골프를 허 회장에게서 배웠고 후에 파크골프 지도 및 강사자격증도 획득했다. 

김 코치는 “행정관서, 경로당 등으로부터 홀몸 어르신들을 추천 받아 그분들에게 연락을 해 이곳 강창구장에서 파크골프도 가르치고 말벗도 해드린다”며 “지금까지 6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이 운동을 보급했으며 그 가운데 홀몸 어르신은 50여명 된다”고 말했다.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대구 달성군 매곡리 강창구장에서 어르신들에게 파크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행복플러스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대구 달성군 매곡리 강창구장에서 어르신들에게 파크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초창기에는 연습 공간도 없었다. 김 코치는 “허 회장과 함께 대구시장에게 파크골프장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해 현재의 자리를 제공 받았다”며 “잡초와 개똥 천지였던 이곳을 1년여 동안 ‘짜구’란 연장으로 풀을 뽑고 오물을 치운 끝에 지금과 같이 멋진 연습장으로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김 코치는 “파란 잔디 위를 1~2시간씩 걸으며 햇볕도 쬐고 이야기도 나누고 게임도 즐기는 사이에 홀몸 어르신들의 건강과 기분이 좋아진다”며 “그분들에게 최적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크골프를 배우고 난 뒤 나타나는 놀랍고 감동적인 사례들도 소개했다.

김 코치는 “부인을 떠나보내고 1년 동안 울고만 지내던 남자 어르신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분을 어렵게 이끌어 내 파크골프를 가르쳤더니 운동 재미에 빠져 지금은 슬픔을 잊고 환한 얼굴이 됐다”고 말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많다. 김 코치는 “힘들거나 난처한 일을 당하면 꼭 저를 찾는 어르신들을 볼 때 저를 믿고 의지한다는 생각이 들어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장기 대구연합회장은 클럽 활동과 관련해 “환경정화 같은 단순한 형태의 봉사와 달리 체력과 인내력이 많이 소요되는 스포츠를 통해 외롭고 소외된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주고 건강도 보살펴드리는 클럽 회원들이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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