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니켈도 이겼는데”…웅진코웨이, 녹슨 정수기 소비자 전가 대응 논란
[단독] “니켈도 이겼는데”…웅진코웨이, 녹슨 정수기 소비자 전가 대응 논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8.27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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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정수기 수조 통 안 자석 부식에 녹가루 한가득
본사 CS 차장 “마지막 단계 오셨다” 조롱에 소비자 분통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2016년 코웨이 정수기의 니켈 검출 논란이 불거진 이래 지난 4월 사법부는 얼음정수기 사용자 1천여 명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코웨이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니켈 노출로 인한 소비자의 건강 악화 증명이 안 됐고”, “회수‧교환‧해지 등 코웨이의 사후조치를 인정”했다. 그러나 최근 웅진코웨이가 ‘녹슨 정수기’로 또다시 소비자와 마찰을 빚고 있다. 회사는 정수기 수조 통 안에 부식된 자석이 문제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니켈도 이겼는데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의 본사 직원의 태도와 문제 발생의 원인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응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가 ‘녹슨 정수기’로 또다시 소비자와 마찰을 빚고 있다. 회사는 정수기 수조 통 안에 부식된 자석이 문제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니켈도 이겼는데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의 본사 직원의 태도와 문제 발생의 원인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응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사진=제보자 제공)
웅진코웨이가 ‘녹슨 정수기’로 또다시 소비자와 마찰을 빚고 있다. 회사는 정수기 수조 통 안에 부식된 자석이 문제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니켈도 이겼는데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의 본사 직원의 태도와 문제 발생의 원인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응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사진=제보자 제공)

인천 남동구에 사는 제보자 이 모 씨는 2015년부터 웅진코웨이 얼음정수기를 렌털해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7월 출장 코디(관리자)가 정수기 청소를 하다가 정수기 속 녹이 지워지지 않는다면서 이 씨에게 알리기 전까지 4년 동안 의심 없이 해당 정수기 물을 마셔왔다.

이 씨는 코웨이 기사를 불러 정수기를 분해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수조 통 안에서 녹슨 쇠붙이를 발견했다. 원래는 고무마개로 마킹돼 있어야 하는 정수기 부속품이 노출된 채 먹는 물과 닿으면서 부식돼있었다. 그로 인해 정수기 속 벽면이 녹이 슬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 씨는 담당 코디에게 우선 항의했다.

그러나 담당 코디는 이 씨에게 문제 발생의 책임을 전가했다. “렌털 3년째부터는 정수기를 교체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면서 정수기를 바꾸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씨는 웅진코웨이 해당 지점장에게 찾아가 항의했다. 지점장은 보상 이야기부터 덜컥 꺼내서는 “1년 치 환불을 해 주겠다”며 이후에는 “새 상품 렌털을 해보지 않겠냐”며 은근슬쩍 합의를 종용했다.

웅진코웨이 측은 문제가 되는 부품이 시중에 사용된 지 1년 됐다면서 1년 치(50만 원 상당)의 렌털 비용만 환불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정수기 사용 4년 동안 해당 부속 부품에 대한 수리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급기야 이 씨는 웅진코웨이 본사의 CS 차장 A 씨를 직접 찾아가 문제 상황에 대해 항의했다. A 차장은 “마지막 단계에 오셨다”며 조롱 조로 이 씨를 맞이했다고 한다. 정수기에 문제가 있을 때 담당 코디-지점장-본사 CS 차장 순으로 마치 게임 관문을 넘어가듯이 문제해결을 하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A 차장은 해당 정수기에 대한 문제는 인정했지만 “부식된 자석이 담군 물을 먹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해당 물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등이 검출되고 있었지만, 법적 기준치 이하라면서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된다”고 주장했고 “니켈도 이겼는데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식의 태도였다고 한다.

이 씨는 웅진코웨이에 항의하면서 모발‧수질검사 등을 하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근거들을 준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A 차장은 4년 치 렌털 비용 환불과 이 씨가 들였던 검사 비용마저 부담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데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씨가 원하는 것은 비용 환불이 아니었다. 항의 과정에서 소비자 책임으로 돌리는 웅진코웨이 직원들의 사과와 혹시나 또 있을지 모르는 녹슨 정수기에 대한 전수조사였다.

제보자 이 씨는 [백세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애초에 문제 있던 제품이라는 것을 기사도 지점장도 본사 차장도 다 인정을 했다”면서 “내가 사용하던 정수기 하나만 문제가 있는지 다 그런 건지 어떻게 알 수가 있나”라고 문제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는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거다. 개돼지 사료 주듯이 물건 던져주고서는 짖으면 그때서야 보상해준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해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27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제품 한 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당 제품 전체가 문제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동일한 증상이 다수 발견될 때 연구소에 의뢰해 원인을 밝혀낸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단일적인 사안에 대한 문제는 우선적으로 AS로 처리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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