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북새
[디카시 산책] 북새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9.08.30 14:02
  • 호수 68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새

마지막이어서 남김없이

마지막이어서 더 뜨겁게

저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전라도에서는 저녁노을을 북새라고 한다. 그리고 북새가 뜨면 날이 가물어서 비가 오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여름날 저녁 하늘로 붉디 붉게 번지는 노을을 바라보노라면 왜 저렇게 한정 없이 온통 붉기만 할까. 왜 저토록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고 있는 걸까 궁금했는데 어쩌면 마지막이어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표현해낼 수 있지 않을까 짐작이 되기도 한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걸 알기에 미련없이 남김없이 모두 다 태워버릴 수 있는 것이리라. 처서가 지나고 밤바람이 제법 쌀쌀해졌다. 자연의 순리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삶이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