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뼈까지 파고드는 치주염…구강암 발생위험 높여
잇몸뼈까지 파고드는 치주염…구강암 발생위험 높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8.30 15:13
  • 호수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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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치주질환은 발견 어려워… 정기적 치과검진 받아야
스케일링 적어도 1년에 한번씩… 칫솔질 후 치실로 마무리
한 번 망가진 잇몸 조직은 다시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지난 6월 ‘제74회 구강보건의 날’ 열린 행사에서 시민들이 무료 구강검진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번 망가진 잇몸 조직은 다시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지난 6월 ‘제74회 구강보건의 날’ 열린 행사에서 시민들이 무료 구강검진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백세시대=이수연기자]강원도에 사는 양(62) 씨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잇몸의 통증 때문에 괴로웠다. 치아가 계속 흔들리고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이 생기는 증상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는 치주염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치주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외래 진료 환자 수 2위(1519만 명)를 차지했다. 통계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1343만2010명에서 2017년 1518만2391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령별 진료 인원은 50대가 21.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40대(19.1%), 60대(15%), 30대(14.9%) 순이다. 

치주질환은 흔히 풍치라고도 하는데,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가볍고 회복이 빠른 형태의 치주질환으로 잇몸에만 국한된 형태이고, 이러한 염증이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치주염을 방치할 경우에는 구강암 발생 위험이 3.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김현덕‧이종호 교수팀은 구강암으로 치료받은 환자 146명과 건강한 대조군 278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치주염과 구강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해 발표했다. 

김현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치주염이 구강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추론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평소 치주염 예방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초기 치주질환 발견하려면 정기검진 받아야

치은‧치주염 등 치주질환은 잇몸과 치주조직, 치조골 등 치아를 단단하게 유지하는 조직들을 서서히 파괴시키는 질환이다. 치주질환이 발생되는 원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치태와 치석을 꼽을 수 있다. 치태는 칫솔질로 제거할 수 있지만, 치태가 단단하게 굳어 치석이 되면 제거가 어려워지고, 치주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치은염은 적절히 치료받고 잘 관리하면 원래 치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세균이 치아 뿌리 쪽으로 파고들면서 염증이 심해지고, 치주염으로 악화된다. 잇몸이 붓는 것은 물론이고, 염증 때문에 치아가 흔들리고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 등으로 신체 저항력이 떨어져 있거나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는 심한 치주질환이 발생될 수 있다. 

또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잇몸이 안 좋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했을 때 전두엽에 대한 자극이 약해져 두뇌 활동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뇌의 동맥경화를 악화시키고,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치주질환 초기에는 금방 치료가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가 흔들리고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수록 치료가 어려워진다. 초기 치주질환은 대부분 통증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평소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과에서 6개월~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홍지연 교수는 “한 번 망가진 조직은 다시 돌이키기 힘들기 때문에 망가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케일링과 치실 사용으로 치주질환 감소할 수 있어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스케일링을 통해 치아와 잇몸 사이에 달라붙은 치석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치아 표면을 닦아내 치석 및 치주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균막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평소 올바른 칫솔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약은 칫솔모 깊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짜주고, 치약에 물을 묻히지 않는 것이 좋다. 치약에 물이 묻으면 거품이 빨리 생겨 이를 잠깐 닦고도 충분히 닦았다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칫솔질할 때는 칫솔을 잇몸 깊이 팽팽하게 넣어 이와 잇몸이 닿는 부위부터 꼼꼼하게 돌려 닦아야 한다. 치아의 바깥쪽부터 안쪽, 씹는 면과 혀 순으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칫솔질만으로는 치태를 완벽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김현덕 교수는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을 할 때마다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치실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치주염 발생이 44% 감소한다”면서 “치실을 사용하면 치간 인접 면의 치태가 감소하면서 세정 효과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치아 사이 잇몸 출혈을 간단히 감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실은 제품별로 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치아 사이 간격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고르면 된다. 치실을 사용할 때는 치실이 잇몸에 닿을 때까지 부드럽게 넣어 이 양옆에 대고 위아래로 5~6회 문질러 노폐물을 빼내면 된다. 치실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센 힘으로 밀어 넣으면 잇몸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힘으로 치아 사이에 넣어 사용해야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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