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호 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장, 노인의 날 체육행사, 문화예술잔치로 바꿔 “노인이 무슨 힘이 있나”
김봉호 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장, 노인의 날 체육행사, 문화예술잔치로 바꿔 “노인이 무슨 힘이 있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9.06 13:36
  • 호수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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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요 ‘금과들소리’ 대통령 지도상 수상…“인생 가장 보람 있는 일”
‘재능나눔 최강 지회’…시범사업부터 거르지 않아 총 2천여명 참여

[백세시대=오현주기자]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지회장 김봉호)는 노인재능나눔활동사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4년 시범사업에 370명이 참여하는 등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까지 총 2000여명이 봉사에 값진 땀을 보탰다. 군 단위에서는 가장 많은 인원이다. 

8월 말, 순창읍에 위치한 노인회관에서 만난 김봉호(83) 순창군지회장은 “시범사업 당시 일부 지회가 참여를 꺼릴 때 우리는 적극적으로 수용해 군 단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면서도 “활동비 인상과 활동일지 작성 등 행정간소화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순창군지회는 이밖에도 ▷경로당급식도우미 전 경로당 지원 ▷군(郡) 최초 양곡지원 ▷노인의 날 기념행사, 문화예술잔치로 전환 등 노인복지의 첨단을 걸어오고 있다. 

-지회 건물이 새로 지은 것 같다.

“원래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 지었는데 장애인 쪽이 나간 이후에는 군에서 복지관으로 운영 중이다. 1층에 지회장실, 사무실을 쓰고 3층 강당에서 노인대학을 운영한다. 건물은 잘 지었지만 불편한 점이 많다. 제 선거 공약 1호가 단독 건물을 갖는 것이었다.”

-청사 마련은 쉽지 않을 텐데.

“맞는 말이다. 주차장 여유를 가진 3층 건물을 지으려면 군비 1억~2억원을 가지고는 안 된다. 지역 국회의원이 도비를 지원해주고 거기에 군비가 보태져야 한다. 내년 총선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재능나눔 규모는. 

“(노인지원재단으로부터)550명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재능나눔사업에 대해 제안을 하자면 활동비가 다른 일자리에 비해 너무 적어 인상 됐으면 좋겠다. 참여 인원을 줄여서라도 올렸으면 한다.”

한편 지회가 이 사업에 처음 참여했을 당시와 관련해 이 호 경로부장은 “노인일자리가 많지 않았던 터에 공문을 받아보고 국비 지원이라는 부분이 눈에 확 띄었다. 군비가 아니고 전액 외부 지원인 점, 그리고 370개 경로당에서 최소 한 명씩만 참여해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있었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타 지회의 직원 상당수가 은퇴한 이들로 구성된 반면 우리는 보다시피 한창 일할 나이들이라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안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다.”

-부임 3년째가 된다. 그동안 어떤 일들을 했는지.

“부임 직후 10개 항목을 나름 구상해 사무국장과 상의한 뒤 군수를 찾아가 1시간여 간담회를 했다. 첫째는 위에 언급한 청사 마련이고 두 번째는 경로당급식도우미 지원이다. 급식도우미는 마침 군수도 검토 중이어서 바로 시행할 수 있었다. 회원이 많은 곳엔 2명까지 지원 되며 나이 적은 회원이 도우미로 나서기 때문에 노인일자리 창출이란 이점도 있다.”

김봉호 전북 순창군지회장이 노인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이호 경로부장, 김 지회장, 조동환 사무국장, 서민애 경로차장.
김봉호 전북 순창군지회장이 노인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이호 경로부장, 김 지회장, 조동환 사무국장, 서민애 경로차장.

김 지회장은 이어 “식사 준비로 불편했던 점이 해소돼 경로당 분위기도 좋아졌다”며 “경로당 전등이 나갔을 때 교체 등의 일을 하는 경로당정리도우미도 순차적으로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김봉호 지회장은 노인의 날 기념행사에도 손을 댔다. 그동안 체육활동 위주였던 것을 문화예술잔치로 바꾸었다. 김 지회장은 “노인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땡볕에 하루 종일 운동을 하느냐”라며 “군비 4000여만원으로 몽골텐트 30여개를 치고 푸짐한 식사 대접에다 돌아가는 길에 기념품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읍사무소 옆 일품공원에 노인 1000여명이 모여 연예인들의 공연도 보고 분회 별 기능발휘도 했다. 

순창에는 음식과 장수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건강장수연구소’가 있다. 김 지회장은 “서울·대구·부산에서 연구소를 찾아와 4박5일씩 참여하는 교육을 지역의 노인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분회 별로 1박2일 코스를 받게 했다”며 “각종 양념이 준비된 실습실 테이블마다 모자 쓰고 앞치마 두른 노인 4명이 한조가 돼 면·국 끓이는 법, 생선·육류별 요리법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경로당 회원들은 하나같이 “유익하고 재밌다”며 한 번 더 가기를 원한다. 

김 지회장은 이밖에도 군내의 농공단지 견학도 실시했다. 군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단지 내 고추장·방적·요업공장 등을 방문, 공정 과정과 생산품을 둘러봤다. 김 지회장은 “자기 고장에 공장이 있다는 것만 알지 그 안에서 어떤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몰라서 되겠나 싶어 군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경로당 복지는 그 어떤 지회에도 빠지지 않는다. 경로당 한 곳의 일 년 운영비가 500만원에 달한다. 양곡지원도 우리가 처음 시작했고 양도 점심은 물론이고 저녁을 먹을 수 있을 만큼 부족함이 없다. 공기청정기를 비롯 안마의자, 한궁도 순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순창군지회는 11개 읍면 분회, 371개 경로당을 두었다. 회원은 9200여명이다. 

-군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보다.

“군의 자립도에 비추어 군수께서 노인회에 최대한의 지원을 해주고 있어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연초가 되면 군수가 소관 공무원을 대동하고 경로당을 방문해 상황을 청취하고 노인들의 요구사항을 전부 적도록 한다. 완급을 가려 그에 따른 예산을 면으로 내려 보내면 면장과 관내 경로당이 상의해 해결한다.” 

김 지회장이 온 후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복지관 강당 리모델링도 그 중 하나다. 마이크 등 음향시설과 책·걸상을 군비 3000여만원 지원을 받아 새로 장만했다. 김 지회장은 “노인대학 프로그램 진행에 음향도 거슬리고 책·걸상도 불편해 새것으로 모두 교체했다”고 말했다.

김봉호 지회장은 순창 출신으로 공무원 생활을 오래 했다. 금과면 부면장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금과면 분회장을 거쳐 2017년 4월, 지회장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2002년, 금과들소리 대통령 지도상을 수상했다.

-삶에서 가장 보람된 일은.

“퇴직 후에 남녀 노인 80명을 모아 금과면에서 농사지으며 부르던 농요를 2년간 땀 흘려 가르친 결과, 2002년 한국민속문화예술축제 경연대회에서 83세 노인이 기를 들고 평균 나이 73세 노인들이 율동을 해 대통령 지도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국회의원을 설득해 금과들소리전수관도 면에다 근사하게 지었다. 정말 보람을 느꼈던 일이다.”

김봉호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노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건강한 노인을 위해 지회 운영에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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