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문화이야기] 젊은이들이 즐긴다는 ‘온라인 경로당’
[백세시대 /문화이야기] 젊은이들이 즐긴다는 ‘온라인 경로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9.06 13:40
  • 호수 6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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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요새 온라인 경로당 가는 재미에 산다.”

얼마 전 만난 지인이 필자에게 한 유튜브 채널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해당 채널은 2000년대 전후 SBS ‘인기가요’ 방송분을 틀어주는 SBS 공식 유튜브 채널 ‘SBS KPOP CLASSIC’이었다. 하루 종일 20여년 전 유행하던 음악을 틀어준다고 해서 ‘온라인 탑골공원’, ‘온라인 경로당’으로 불리고 있다.

SBS 가요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SBS 인기가요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으로 1991년 첫 방영돼 현재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나와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의 투표로 인기순위가 결정되기에 K-POP 팬들이 꼭 시청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SBS는 30년간 쌓인 방송 비축분 중 2000년대 전후 방송분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내보낸 후 구독자가 빠르게 증가 9월 5일 현재 15만명에 육박했다. 더 놀라운 점은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사람이 2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당시 10~20대였던 1970~1980년대 생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말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의미, Newtro)에 열광하는 90년생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채널이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이유는 주요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낮 시간대에 접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근 안하고 ‘온라인 탑골공원(혹은 경로당)’에 나왔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보는 게 전부였다면 유튜브에서는 불특정 다수와 소통을 하면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인기의 한 요소로 작용했다. 실시간 댓글창에서 그시절 추억을 나누려고 온다는 사람도 많다. 임창정, 조성모, 엄정화, 백지영, 김종국, 박진영 등의 20년 전 모습을 새삼 다시 확인하는 것도 해당 채널을 구독하는 재미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지인에게 소개받은 이후 필자 역시 가끔 해당 채널에 접속해 추억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다 문득 어르신 세대들도 요새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자주 듣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어르신들도 젊은 시절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남진, 나훈아, 조용필, 이미자 등의 음악에 열광했고 현재까지도 애창곡으로 부른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 당시 음악을 틀어주는 방송사는 없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로 광고가 몰리며 현재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다시 TV 앞으로 시청자를 유입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SBS가 추억의 음악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듯 어르신들을 위한 실시간 복고 음악 방송채널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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