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일자리 달라” 한 목소리
“살맛나는 일자리 달라” 한 목소리
  • super
  • 승인 2006.08.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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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소일거리’ 벗어난 인력활용 대책 마련 촉구

고령화시대가 급진적으로 전개되면서 노인일자리 문제가 사회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 둔화 및 노인에 대한 부양부담 문제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의 노인인력 활용정책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노인일자리 관련 정책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 수만 부풀려 놓아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시대에 발맞춰 노인인력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고용보험공단에 일이 있어 들른 A(여·29세)씨. 입구에서부터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는 안내직원을 살펴보니 60대 중반은 족히 넘어 보이는 노인이다. 어르신에게 인사와 안내를 받자니 조금 어색하지만 어머니 같은 푸근하고 친절한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 동사무소, 구청 등 관공서에 가보면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노인안내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행동이 조금 느려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 젊은사람들 보다 친절하고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노인들의 푸근하고 친근한 이미지는 기관의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일부 기관에서만 공익적인 목적으로 노인들을 안내직원으로 채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노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예를 들어 톨게이트나 전국의 기차역, 터미널 매표원 일을 노인들이 담당하면 어떨까? 매표원의 불친절함에 기분이 상한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만약 노인들이 매표원으로 일한다면 그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노인들은 오랜 연륜과 경험으로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가 젊은 사람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고객에게 보다 편안하고 친절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또 단순하고 활동성이 적은 일의 특성상 노인들이 하기에 적합하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면 수많은 역과 터미널 매표소의 매표원이 모두 노년층인데 고객들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노인들이 그들의 특성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소일거리·용돈마련’ 차원 문제 아니다=우리나라 노인들은 빈곤, 질병, 역할상실, 고독이라는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 정년퇴직에 따른 노인들의 역할부재와 경제적 빈곤문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퇴직연금제도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퇴직으로 인한 노인들의 생계문제는 심각하다. 또 일할 능력과 의욕이 있는 노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도 관련 된다.


정부는 고령화 충격이 현실로 다가오자 노인 고용을 늘리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고 2009년까지 노인 일자리 30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부의 노인 고용 정책은 크게‘노인 일자리 사업’과 ‘노인 일자리 박람회’의 두 가지다. 또 노인적합형 일자리를 공익형 사업, 교육복지형 사업, 자립지원형 사업으로 분류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말이 좋아 ‘공익형, 자립형’이지 내용을 들여다보면 거리청소 등 단순노동이 대부분으로 기존의 생계 지원용 공공근로와 다를 바가 없다. 예산도 노인 1인당 월 20만원 정도여서 ‘용돈 마련해주기’에 지나지 않지만, 그나마 이런 일자리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이제 노인문제는 특별한 것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위에 언급된 관공서 안내원, 매표원 등 노인들의 특성을 살린 일자리의 창출이 중요하다.

 

최근 노인들에 대한 정보통신 교육도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전산화 작업 보조 등의 일자리로 연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실질적인 노인일자리 창출과 함께 일정 수준의 생계가 보장될 정도의 급여도 함께 지급돼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는 노인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를 발굴해 내고 기업과의 연계를 모색하는 일에 예산과 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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