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과 치료, 단추 못채울 만큼 손 저리면 의심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과 치료, 단추 못채울 만큼 손 저리면 의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9.06 14:14
  • 호수 6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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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부족도 손목터널질환 원인… 통증 때문에 밤잠 설치기도
손저림 자주 나타날 땐 검진… 발병 초기, 부기 가라앉히는 치료 시행

[백세시대=이수연기자]서울 양천구에 사는 서모(57) 씨는 최근 손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아졌다. 손목을 쓸 때마다 시큰거리고 아파서 신경 쓰였는데 밤이 되면 통증이 더욱 심해져 잠을 설칠 지경이 된 것이다. 처음엔 디스크 때문에 손이 저린 것 같아 디스크 검사를 받았는데 허리 쪽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자 지인의 추천으로 찾은 병원에서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손목 부위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며 이를 둘러싸고 보호하는 일종의 관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으로 들어가는 신경인 정중신경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인 손목 터널(수근관)에 눌려 신경이 압박되면서 발생된다. 

손목의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수근관은 뼈와 인대로 이루어져 있다. 수근관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손목을 무리해 사용하게 되면 약해지고 좁아진 수근관이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비좁은 터널 안에 힘줄과 신경 등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내부에 약간이라도 부기가 생기는 경우 상대적으로 약한 신경이 눌리는 것이다. 

◇비타민D 부족하면 손목터널증후군 위험 높아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으로 염증이 발생되는 질환이다. 정확한 명칭은 수근관 증후군으로 오랜 시간 가사노동을 많이 해 온 주부들이나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된다. 

최근에는 비타민D가 부족했을 때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공현식 교수팀은 체내 비타민D 수치가 낮을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이 약 2.3배 높은 것을 확인했다. 

공현식 교수는 “비타민D는 뼈나 근육뿐 아니라 신경의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음식과 일조량으로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우면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주된 증상으로는 손이 뻣뻣하고 부어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엄지손가락이 약해져 젓가락질이나 작은 물건을 손가락으로 잡기 어려우며 주먹을 쥐기도 힘들다. 심한 경우 자다가 손이 저리고 화끈거려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되었다가 나아졌다가를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손 저림이나 손목 통증, 감각저하 등이 발생했을 때 손을 움직이거나 털어주면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기도 한다. 

그러나 손목터널증후군이 더 진행되면 만성적인 부기로 인해 저림증이 심화되고 정중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 안 되면 손목터널감압술 등 수술치료 해야 

손목터널증후군을 진단할 때는 감각 이상의 정도를 파악하며, 운동 기능 약화 정도를 확인하는 신경 타진 검사, 전기적 검사 등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손목 터널 내의 염증 완화를 통해 부기를 줄여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염증 감소를 위한 소염제를 투여하거나 손목터널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할 수 있다. 또 손가락 힘줄이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부목으로 고정하고, 부기를 조절하기 위해 온찜질 등의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저림증을 호소할 경우에는 손목터널감압술을 받아야 한다. 손목터널감압술은 손목터널 내 압력을 정상화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수술이다. 

수술 방법으로는 수술 부위를 절개하는 개방술과 내시경으로 수술하는 방법이 있고,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최소절개술 등이 있다.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주 교수는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이 밝혀지거나 신경 손상의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된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했으나 차도가 없을 때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증세가 가벼울 때는 비수술적 요법으로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지만, 증세가 심할수록 완전히 회복하기 힘들다”며 “지속적으로 반복적인 동작을 많이 사용하거나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의 경우 손목이 시큰거린다면 최대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저림증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많지만 대부분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손저림이 나타날 때는 간단한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좋다. 

먼저 손가락을 아래쪽으로 향하고 양쪽 손등을 서로 맞닿게 한다. 이후 1분 안에 엄지나 검지, 중지 부위에 저린 느낌이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또 손목을 구부렸을 때 손목 관절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팔목 앞부분이 시큰거리고 손목을 두드렸을 때 저리는 감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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