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된 쿠쿠 전기밥솥 소비자 “사과 없는 제품교환에 분노”
불쏘시개 된 쿠쿠 전기밥솥 소비자 “사과 없는 제품교환에 분노”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9.06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쿠쿠, 사고제품 회수 급급” 안이한 대처와 태도 지적
회사 측 “고객 일방적인 주장, 사실과 다른 부분 있다” 해명
쿠쿠 밥솥을 사용했던 어느 소비자는
쿠쿠 밥솥을 사용했던 소비자는 "밥솥 부품이 타서 온 집안에 시커먼 연기가 새어나오고 플라스틱 탄내가 온 집안에 베었다”며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불이 난 게 아니라 무상교체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사진=뽐뿌 자유게시판 캡처)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쿠쿠의 전기밥솥에서 한밤 중 불이 나 인명피해가 날 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어느 인터넷 매체에 공개적으로 제보한 소비자는 사고 후 쿠쿠의 안이한 대처와 태도에 실망감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했다. 그는 “너무 무섭고 끔찍한 일을 겪었다”며 글을 올리는 이유를 밝혔다.

제보 글에 따르면 소비자 A씨는 지난 8월 22일 새벽 3시30분에서 4시 사이에 쿠쿠 전기밥솥에서 불이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동생과 일산화탄소 흡입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사고 발생 후 5일이 지난 시점에도 병원 치료를 받아야했다.

A씨에 따르면 119 화재조사팀에서는 차단기와 전기 누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전기밥솥을 확인해보니 밥솥 안쪽부터 발화가 돼 다 탔고 선반과 가구 쪽으로 불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진화가 된 것으로 보였다.

제보 글에서 A씨는 “집안은 온통 일산화탄소 가스로 자욱했다”며 “새벽에 짖지 않던 반려견이 짖어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를 분노하게 한 것은 사고 이후 쿠쿠의 태도였다. A씨는 응급처치 후 쿠쿠에 전화를 걸어서 “전기밥솥에서 저절로 불이나 사고가 났으니 처리를 부탁한다”했고 상담원은 사고처리팀을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A씨를 방문한 것은 사고처리팀이 아닌 A/S기사였다. 쿠쿠에 사고처리요청 전화를 건 지 1시간 후 A/S 기사한테서 “상부에서 가보라했다”며 방문하겠다는 전화가 온 것이다. A씨는 사고처리팀과의 직접 소통을 원했지만 A/S기사는 사고제품을 회수해 사고조사팀에 인계하겠다고 했다.

이후 A씨는 본사 관계자 B씨와 만날 수 있었고 그는 “인사 사고와 큰 화재는 없었고 대물에 대한 피해만 있으니 사고제품보다 한 단계 위인 제품을 교환해 드리겠다”며 사고제품을 회수하겠다고 다시 반복했다고 한다.

A씨는 “인사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를 무시한 채 대충 넘어가려는 회사 측에 많은 실망과 분노를 했다”며 쿠쿠의 안이한 대처와 태도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쿠쿠 관계자는 6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고객과는 원만하게 합의가 됐다”면서도 “공개된 제보 글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객과 가장 근거리에 있는 A/S 기사가 먼저 사고 장소에 도착했고 1시간 후 사고처리를 전담하는 고객만족팀이 도착했다”며 “원래는 해당지역 A/S센터장이 출동하는 것이 매뉴얼 내용인데 그날 센터장이 부재해서 A/S기사가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에게 사과는 물론이고 병원비도 보상을 했다”며 제보와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쿠쿠의 전기밥솥 화재는 해마다 이따금씩 발생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소비자는 “지난해 밥솥 부품이 타서 온 집안에 시커먼 연기가 새어나오고 플라스틱 탄내가 온 집안에 베었다”며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불이 난 게 아니라 무상교체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 2016년 법원은 전기밥솥 전원코드가 끊어져 발생한 화재에서 제조사 쿠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려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선례를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전기밥솥 화재 사고와 관련해 “집에서 전기밥솥 쓰시는 분이라면 이런 화재가능성은 항상 염두하고 사용해야 할 듯하다”며 “취사나 작동 직후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