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유령채권 금융사고 “시장 피해 없었다”안이한 태도 일관
한투증권, 유령채권 금융사고 “시장 피해 없었다”안이한 태도 일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9.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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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입력 오류로 실제 주문보다 1000배 규모 증권계좌 입고
한국투자증권이 전자증권제도 시행 첫 날 실제 매수 수량보다 1000배에 달하는 채권을 증권 계좌에 입고하는 금융 사고를 일으켰다.
한국투자증권이 전자증권제도 시행 첫 날 실제 매수 수량보다 1000배에 달하는 채권을 증권 계좌에 입고하는 금융 사고를 일으켰다.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전자증권제도 시행 첫 날 실제 매수 수량보다 1000배에 달하는 채권을 증권 계좌에 입고하는 금융 사고를 일으켰다. 실제 총 8000만원어치 채권이 800억원으로 둔갑된 것이다.

18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JTBC 회사채에 대한 매도 주문이 지난 16일 오전 9시 12분과 13분에 각각 300억원, 500억원, 총 800억원어치가 한투증권을 통해 채권시장에 나왔다.

이 금액은 이 회사채의 총 발행금액인 510억원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었으며, 매매 체결은 되지 않아 대형 금융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해당 투자자는 실제로 각각 3천만원, 5천만원어치 채권을 매수했으며 이는 800억 ‘유령채권’보다 1/1000밖에 되지 않는 규모였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4월에 있었던 삼성증권 배당주식 오류 사태와 유사한 방식으로 발생했다. 증권사 직원의 실수로 계좌에 잘못된 금액 입력이 시스템에 잡히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고는 전자증권제도 시행 첫 날 발생했다. 전자증권제도는 증권을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한투증권은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바꿨고, 이 때 개발자가 금액입력이 실제입력 금액보다 1000배 더 입력되도록 설정돼 사고가 발생했다.

거래소 시스템은 총 발행금액을 넘어서는 주문을 자동으로 걸러내게끔 설계돼있다. 이번 사고도 JTBC 회사채 총 발행금액(510억원)에 넘어서지 않게 각각 300억과 500억 어치로 쪼개서 매도 주문이 나와 감지되지 못했다. 이는 실제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가 직접 매도 주문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한투증권의 안이한 문제인식 태도다. 사고가 날 뻔 했지, 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18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개발자의 시스템 설정 오류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도 시행 전 시스템 점검 및 테스트 여부에 대해 묻자 “시장 피해가 없지 않았느냐”는 반응을 보이며 ‘테스트 여부가 중요한지’에 대해 반문했다.

이어 “시스템 런칭 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하고 테스트도 하지만 이번 오류는 놓치게 됐다”며 “문제 오류는 수정 완료했다”고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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