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창출에 팔 걷어붙인 대기업‧공기업들
노인일자리 창출에 팔 걷어붙인 대기업‧공기업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9.20 15:24
  • 호수 6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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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행 안내부터 명도 확인까지 다양한 일자리 마련
BGF리테일, 시니어 스태프 운영… 교육 수료 후 편의점 CU서 근무
LH, 돌봄사원 2000명 뽑아 월 87만원 지급… 수자원公 댐 지킴이 운영
최근 대기업과 공기업이 실버택배와 버금가는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여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BGF리테일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스태프 교육에 참여한 시니어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최근 대기업과 공기업이 실버택배와 버금가는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여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BGF리테일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스태프 교육에 참여한 시니어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기자]CJ대한통운이 지난 2013년부터 보건복지부와의 업무협약을 맺고 운영 중인 ‘실버택배’. 만 60세 이상 시니어 배송원이 배송을 책임지는 서비스로 장거리 이동이 힘들거나 많은 양의 택배를 차량에서 내리기 곤란한 이들을 고려해 아파트와 주택 등 주거 밀집지역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000만개 이상의 택배 물량을 처리하고 1400명이 배송원으로 일하면서 매월 40~6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실버택배는 현재 UN에서도 인정하는 대표적인 노인일자리로 자리잡았다. 

최근 대기업‧공기업들이 이런 실버택배 사업이 쌓아놓은 아성에 도전하는 노인일자리를 잇달아 창출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부 일자리는 기존 정부‧지자체의 노인일자리보다 많은 수입을 얻어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고 있다. 

먼저 편의점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복지부·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시니어 스텝업(Step-up) 일자리 만들기’ 협약을 맺고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니어 스태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구직을 원하는 노년층이 노인인력개발원에 지원 신청하여 BGF리테일에서 제공하는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전국 ‘CU’에서 시니어 스태프로 정식 채용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만 60세 이상 시니어 중 선발하며 4대보험이 적용된다. 채용은 점포 당 상시적으로 모집하고 있고, 본사 정기 교육훈련은 연간 3~5회 시행된다. 모든 과정을 이수한 지원자는 본인이 원하는 지역의 ‘CU’ 시니어스태프 구직 리스트에 등록되고, 시니어 채용을 희망하는 가맹점주와의 협의를 통해 정식으로 편의점에서 일할 수 있는데 지난해까지 교육수료생은 800여명에 달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시니어 인력은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할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때문에 고용점주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안전보행 안내 노인일자리를 마련했다.
스타벅스는 안전보행 안내 노인일자리를 마련했다.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최대의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올해부터 복지부·한국시니어클럽협회와 손잡고 드라이브스루(승차구매) 매장에 안전 보행 및 교통정리를 맡는 노인일자리를 창출했다. 올해 서울 영등포 신길DT점 등 전국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만 60세 이상인 보행자 통행 안전관리자 135명을 배치한 후 2021년까지 4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안전관리자들은 매장에 2인1조로 배치되며 월 30시간 근무하고 정부지원금과 스타벅스의 발전기금으로 월 3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2010년 공기업 최초로 노인일자리를 조성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에도 만 60세 이상 무지개 돌봄사원 2000명을 채용했다. 무지개 돌봄사원은 LH 임대주택에서 주택관리 보조, 가사대행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사원을 말한다. LH는 올해부터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400명 확대했으며, 특히 고독사 등 사회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사대행 분야 채용규모를 작년대비 2배 늘렸다. 근무기간은 직무에 따라 최대 6개월(주택관리 5개월, 그 외 6개월)동안 하루 4시간씩 주 5일 근무하며 월 87만원을 벌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선학임대아파트 안전관리 사원인 조성남(68) 씨는 “2013년에 정년퇴직한 후 5년간 일자리를 찾지 못했는데 시니어사원으로 일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양질의 노인일자리가 부족한 만큼 앞으로도 시니어사원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최근 부산 중구시니어클럽과 인천 노인인력개발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노인들을 선발하여 명도 확인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명도 확인 업무는 기존 세입자가 전세 목적물로부터 이사했는지를 확인하는 업무로 세입자의 이사 여부를 확인한 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하는 HUG로선 필수 절차다. 즉, 신속하게 보증을 이행하면서 노인일자리도 창출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HUG 관계자는 “향후 협약 체결 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노인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신속한 전세금 반환을 통해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수자원공사 전국 지사를 통해 댐 인근에서 행락객들의 낚시, 물놀이, 쓰레기 투기 등을 감시하고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실버지킴이단 노인일자리를 운영해 호평받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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