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내 종착역은 어디일까
[백세시대 / 기고]내 종착역은 어디일까
  • 장영 예산군지회 자원봉사클럽 회원
  • 승인 2019.09.27 14:10
  • 호수 6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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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 예산군지회 자원봉사클럽 회원
장영 예산군지회 자원봉사클럽 회원

종착역이란 문자 그대로 마지막 도착지를 말한다. 이러한 종착역은 사람이 만든 것이라, 열차가 출발해 끝까지 가면 거기가 종착역이 되고, 그곳에서 차머리를 돌려 원래 출발한 지점에 도착하면 또 그곳이 종착역이 된다. 

그런데 인생의 종착역은 한 번 도착하면 되돌아갈 수 없다. 하차하여 하늘나라로 입국하는 것이 신이 정해준 법칙이라고나 할까.

나는 대한노인회 예산군지회 소속 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이다. 이 클럽은 여러해 전에 결성됐고 회원들 평균 연령이 80세이다. 그러니까 옛날 같으면 인생 종착역에 도착할 사람들인데, 수명이 연장된 100세시대 덕으로 봉사하는 날이면 꼭 참석하여 노익장을 과시한다.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며 봉사를 한다. 

회원들이 고령이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일손부족 농가에 가서 과일 따는 것이나 잡초제거 하는 것 등을 열심히 하여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인근에 있는 요양원에 봉사를 가는데, 80이 넘은 회원들이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하는 것을 보면 신께서 봉사하는 것이 대견하여 건강을 듬뿍 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늙은 회원들이 요양원에 가서 무슨 봉사를 하겠냐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곳에선 말동무 해주는 것에서부터 손이 떨려 숟가락질을 못하는 사람에게 밥을 먹여주는 일, 휠체어 밀어주는 것 등의 봉사를 한다. 

나는 그곳에서 102세 된 어르신과 말동무를 하게 되었다. 그는 나이에 비해 아주 정정했다. 100세 이상 된 노인은 TV에서나 봤지 직접 만난 것은 그분이 처음이다. 그런데 그 어르신이 나에게 남긴 말이 항상 머리를 맴돈다.

“내가 소싯적에 전국 팔도강산 안 가본 데가 없고 일본 만주까지도 내 집 드나들듯 하였는데 여기가 내 인생의 종착역이 될 줄은 몰랐네. 사람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중요한 건데 내 인생 마무리를 이런 곳에서 외롭게 할 줄은 몰랐구먼. 아들·딸 8남매 낳아서 잘 키워서 가르치고 시집 장가 다보내준 대가가 이뿐인가 하니 눈물이 나오네. 당신도 종착역을 잘 정하시오. 되도록이면 당신이 먹고 자던 방이 종착역이 되기 바라오.” 

내 종착역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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